금융 문해력

기준금리 2.75% 인상, 1억 예금 이자 300만원이 254만원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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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을 연 3% 정기예금에 넣으면 이자는 300만원입니다. 그런데 통장에는 253만 8,000원만 들어옵니다. 사라진 46만 2,000원의 행방을 쫓았습니다. 예금은 '표시 금리'로 고르는 상품이 아닙니다. 세금 15.4%, 건보료 문턱 1,000만원, 물가 3.2% — 숫자 세 개를 넘겨야 '내 손에 남는 돈'이 보입니다.

2026년 7월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올렸습니다. 2.50%에서 0.25%포인트 인상입니다.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입니다.

이 소식에 아마 이런 생각부터 하셨을 겁니다. "이제 예금 금리 오르겠네." 맞습니다. 은행들은 발표 전부터 이미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만기 되면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야지." 이 생각도 하셨겠죠.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그런데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만기 날 통장에 찍힌 이자, 광고에서 본 숫자와 같던가요?

1억원을 연 3% 정기예금에 넣으면 1년 이자는 300만원입니다. 그런데 통장에는 253만 8,000원만 들어옵니다. 46만 2,000원은 어디로 갔을까요?

이 글은 그 사라진 돈의 행방을 쫓아갑니다. 복잡한 설명은 빼고, 숫자 세 개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15.4%', '1,000만원', 그리고 '3.2%'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왜 내 통장이 움직일까

먼저 배경부터 짧게 짚겠습니다. 기준금리는 '돈의 도매가격'입니다. 은행도 장사 밑천인 돈을 빌려 옵니다. 그 돈의 도매가격을 한국은행이 정하죠.

도매가격이 오르면 소매가격도 따라 오릅니다.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이유입니다.

이번 인상은 단순한 0.25%포인트가 아닙니다. 한국은행은 2024년 가을부터 금리를 네 차례 내렸습니다. 그 뒤 1년 2개월을 묶어두다가, 이번에 방향을 위로 틀었습니다. 전체 흐름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결정문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p 상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물가와 가계부채를 이유로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다음 결정 회의는 8월 27일입니다. 결정문 원문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자료에 공개돼 있습니다.

시장은 벌써 반응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1년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9%대였습니다. 이제 3%대 상품이 늘고, 4%대 진입 전망까지 나옵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결론은 하나로 보입니다. "그럼 제일 금리 높은 예금에 넣으면 끝이네." 정말 그럴까요? 그 길목에 함정이 '세 개' 숨어 있습니다.

미리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예금은 '표시 금리'로 고르는 상품이 아닙니다. 세금 떼고 물가 빼고, '내 손에 남는 돈'으로 골라야 합니다.

첫 번째 함정, 이자의 15.4%는 내 돈이 아니다

예금 이자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 합쳐서 '15.4%'입니다.

이건 은행 마음대로 정한 게 아닙니다. 소득세법 제129조에 이자소득 세율 14%가 못 박혀 있습니다. 은행이 이자를 줄 때 미리 떼 가는데, 이를 '원천징수'라고 부릅니다. 자세한 구조는 국세청 원천징수 안내에 나와 있습니다.

아까 계산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1억원을 연 3%에 1년 맡기면 세전 이자는 300만원입니다. 여기서 15.4%인 46만 2,000원을 뗍니다. 그래서 통장에는 253만 8,000원이 찍힙니다.

5,000만원이라면 어떨까요? 세전 150만원, 세후 126만 9,000원입니다. 광고 속 숫자보다 23만원 넘게 적습니다.

문제는 은행 광고 어디에도 '세후' 금액이 크게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단리인지 월복리인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중간에 해지하면 약속한 금리를 거의 못 받기도 하죠.

그래서 가입 버튼을 누르기 전, 딱 1분만 내주세요. 예금·적금 이자 계산기에 원금과 금리, 기간을 넣어보세요. 세금을 뗀 만기 실수령액이 바로 나옵니다. 광고 숫자와 통장 숫자의 차이를 미리 보는 겁니다.

은행별 금리는 공시 사이트가 가장 정확합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이 대표적입니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도 좋습니다. 전 은행 상품이 한 화면에서 비교됩니다.

두 번째 함정, 999만원과 1,001만원은 다른 세계다

세금 15.4%는 사실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자가 일정한 선을 넘는 순간, 적용되는 규칙 자체가 달라집니다. 이 선을 저는 '문턱'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첫 번째 문턱은 연 2,000만원입니다. 한 해 이자와 배당의 합이 이 선을 넘으면 어떻게 될까요? 초과분을 다른 소득과 합쳐, 세금을 다시 매깁니다. 이름하여 '금융소득종합과세'입니다.

기준과 계산 방식은 국세상담센터 안내에 정리돼 있습니다.

"이자 2,000만원이 어디 흔한가요?"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문턱이 성큼 다가옵니다. 연 3% 기준, 원금 약 6억 7,000만원이면 닿는 금액입니다.

퇴직금과 집 판 돈이 합쳐지면 남 얘기가 아닙니다. 종합과세로 넘어가면 종합소득세 누진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조용한 문턱은 따로 있습니다. 연 '1,000만원'입니다.

이자와 배당이 1,000만원을 넘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전액'이 건강보험료 계산에 들어갑니다. 999만원이면 건보료에 한 푼도 안 잡힙니다. 그런데 1,001만원이면 1,001만원 전체가 잡히죠.

초과분 1만원만 잡는 게 아닙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제44조에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은퇴 세대에서 자주 벌어집니다. 퇴직금 4억원을 연 3% 예금에 넣은 60대를 가정해 보죠. 이자가 1,200만원이니 1,000만원 문턱을 넘습니다.

이분이 자녀 직장보험의 피부양자였다면 문제가 커집니다. 피부양자 자격은 연 소득 2,000만원까지만 유지됩니다. 건강보험공단 피부양자 기준이 그렇습니다. 이자에 연금이 더해져 한도를 넘으면 자격을 잃습니다.

결과는 지역가입자 전환입니다. 예금 이자로 번 돈의 상당 부분이 보험료로 나가는 구조가 되죠. 금리가 올라 이자가 커질수록 이런 사례는 늘 수밖에 없습니다.

"내 이자면 건보료가 얼마나 바뀌는데?" 이게 궁금하실 겁니다. 건강보험료 계산기에 예상 금융소득을 넣어보세요. 문턱을 넘기 전과 후의 보험료 차이가 숫자로 나옵니다. 공식 확인은 건강보험공단 모의계산으로도 가능합니다.

다행히 문턱은 피해 갈 길이 있습니다. 만기를 두 해에 나눠 이자 받는 시점을 분산하는 방법. 그리고 'ISA' 같은 절세 계좌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ISA에서 생긴 이자는 200만원까지 세금이 없습니다. 서민형은 400만원까지입니다. 한도를 넘긴 이자도 9.9%만 떼고, 종합과세에 합산되지 않습니다. 근거는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입니다.

정부는 지금 ISA 세제지원 확대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 나올 세제개편안을 지켜볼 만한 이유죠.

예금만 쓸 때와 ISA를 함께 쓸 때. 같은 1억원이라도 몇 년 뒤 세후 수익은 제법 벌어집니다. 그 차이는 ISA vs 일반계좌 세후 수익 비교 계산기로 확인해 보세요.

세 번째 함정, 통장 잔고는 늘었는데 살 수 있는 건 줄었다

세금과 문턱을 다 챙겼다고 끝이 아닙니다. 마지막 함정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물가'입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올랐습니다. 두 달 연속 3%대입니다. 국가데이터처의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나온 공식 수치입니다.

작년 연간 상승률은 2.1%였습니다. 오름세가 그만큼 가팔라진 겁니다.

이제 아까 그 세후 수익률을 다시 보겠습니다. 연 3% 예금의 세후 수익률은 약 2.54%입니다. 내 돈이 2.54% 늘어나는 동안 물가는 3.2% 올랐습니다.

통장 숫자는 분명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저축을 했는데 구매력은 뒷걸음친 셈입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이유도 결국 이 물가를 잡기 위해서입니다.

내 돈의 '진짜 가치'는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변할까요? 인플레이션 계산기에 금액과 기간을 넣어보세요. 5년 뒤, 10년 뒤 1억원의 실제 가치가 바로 나옵니다.

같은 1억원, 계산 순서가 다른 두 사람

이제 세 함정을 한 사람의 상황으로 묶어 보겠습니다. 여윳돈 1억원이 있는 40대 직장인을 떠올려 보죠.

계산 없이 움직이면 이렇게 됩니다. 금리가 제일 높아 보이는 연 3% 예금에 전액 가입. 1년 뒤 세전 300만원, 세후 253만 8,000원. 물가 3.2%를 빼고 나면 실질 수익은 마이너스입니다.

계산기를 먼저 두드리면 순서가 달라집니다. 먼저 ISA 한도를 채워 비과세 몫을 확보합니다. 나머지는 '세후 실수령액' 기준으로 은행을 고르죠. 만기는 두 해로 나눠 문턱과 거리를 둡니다.

같은 돈, 같은 금리입니다. 그런데 몇 년 뒤 남는 금액은 수십만 원 단위로 벌어집니다. 이 차이를 만든 건 좋은 상품이 아니라 '계산 순서'였습니다.

대출이 있다면, 이번 인상은 반대 방향으로 적용된다

여기까지는 예금자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금리 인상의 반대편에는 늘 대출자가 서 있습니다.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는 기준금리를 따라 올라갑니다. 3억원을 빌렸다면 이자가 연 75만원 늘어납니다. 이번 0.25%포인트 인상분만 계산해도 그렇습니다.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으니 부담은 더 커질 수 있죠.

새로 대출받을 계획이라면 한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지금은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른다고 가정하고, 갚을 능력을 깐깐하게 보는 제도죠. 자세한 내용은 정책브리핑 안내에 설명돼 있습니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겹치면 대출 한도는 더 줄어듭니다. 이사나 내 집 마련 계획이 있다면 미리 재보는 게 안전합니다. DSR 대출 한도 계산기에 소득과 부채를 입력해 보세요. 지금 규제 기준으로 빌릴 수 있는 최대 금액이 나옵니다.

"더 오른다는데, 기다렸다 가입할까요?"

물론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8월에 또 올린다며? 그때 가입하는 게 이득 아닌가?"

일리 있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예금 금리는 기대를 '미리' 반영합니다. 이번에도 은행들은 발표 전부터 금리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내 돈은 0%대 통장에 잠들어 있게 됩니다.

그래서 나눠 넣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일부는 지금 가입하고, 일부는 8월 27일 회의 뒤에 결정하는 겁니다. 만기도 6개월과 1년으로 섞으면 어느 쪽으로 가도 후회가 적습니다.

"목돈을 한 은행에 다 넣어도 되나요?"라는 질문도 많습니다. 참고로 작년 9월부터 예금자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올랐습니다. 24년 만의 변화인데,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나온 내용입니다.

이제 원금과 이자를 합쳐 금융회사별로 1억원까지 보호됩니다. 궁금한 점은 예금보험공사 FAQ에 잘 정리돼 있습니다.

물론 세금에 문턱에 물가까지 챙기려니 번거로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금리가 방향을 바꾸는 시기엔, 이 계산이 금리만큼 중요합니다. 표시 금리만 보고 움직인 사람과 남는 돈을 계산한 사람. 몇 년 뒤 통장 잔고가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결론, 금리 인상은 계산한 사람에게만 기회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분명 저축하는 사람에게 기회입니다. 다만 '계산해 본 사람'에게만 기회입니다.

기억할 숫자는 세 개였습니다. 이자에서 먼저 떼는 세금 '15.4%'. 건보료가 깨어나는 문턱 '1,000만원'. 그리고 내 수익률이 넘어서야 할 물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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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받은 이자를 쓰지 않고 다시 굴릴 계획이라면 하나만 더 보세요. 복리 J커브 계산기에 넣으면 이자가 이자를 낳는 곡선이 그려집니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시간은 언제나 계산한 사람 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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