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문해력

잘못 보낸 돈은 그 순간 '남의 돈'이 됩니다 — 착오송금, 1억 원까지 되찾는 길과 떼이는 비용 (2026)

작성:

서우재(가명·34세) 씨는 중고 거래 대금 78만 원을 보내려다 계좌번호 한 자리를 잘못 눌렀습니다. 이체 버튼을 누른 건 3초, 되찾는 데 걸린 건 두 달이었습니다. 은행에 전화하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가 임의로 빼드릴 수는 없습니다." 화가 났지만 은행 잘못이 아닙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잘못 보낸 돈이라도 '받은 사람이 은행에 대해 예금채권을 가진다'고 봅니다. 그 순간 그 돈은 법적으로 남의 돈이 됩니다. 그래서 나라가 만든 우회로가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입니다. 한도는 2025년 1월 1일부터 1억 원인데 인터넷 대부분은 아직 '5천만 원'이라고 씁니다. 순서·기한·수수료·제외 사유를 법령 원문으로 뜯어봤습니다. (서우재 씨는 설명을 위한 가상 인물입니다.)

3초 만에 벌어진 일, 되찾는 데 두 달

서우재(가명·34세) 씨는 중고 거래로 자전거를 샀습니다. 대금은 78만 원이었습니다.

판매자가 보내 준 계좌번호를 은행 앱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 이체 버튼을 눌렀습니다.

"입금이 안 됐는데요?" 판매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서 씨는 내역을 다시 봤습니다. 예금주 이름이 낯설었습니다. 숫자 한 자리를 잘못 눌렀던 겁니다.

서 씨는 바로 은행 콜센터에 전화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답을 들었습니다.

"확인은 해드릴 수 있는데, 저희가 그 돈을 임의로 빼서 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서 씨는 화가 났습니다. 내 돈인데, 실수한 게 명백한데, 왜 못 돌려준다는 걸까요.

은행이 불친절한 게 아닙니다. 정말로 못 하는 일입니다. 이유는 조금 뒤에 설명하겠습니다.

서 씨가 78만 원을 되찾은 건 그로부터 약 두 달 뒤였습니다. 그리고 78만 원을 다 받지도 못했습니다.

(서우재 씨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인물입니다.)

잘못 보낸 돈은 되찾을 때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묶여 있는 동안의 시간도 비용입니다.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로 '그 돈이 굴러가면 얼마가 되나' 확인하기 →

바쁘면 이 표만 보세요

궁금한 것
은행이 바로 돌려주나아니요. 받은 사람이 동의해야 합니다
그럼 방법이 없나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받아 줍니다
얼마까지 되나건당 5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
언제까지 신청하나잘못 보낸 날부터 1년 이내
바로 예보로 가면 되나아니요. 은행에 먼저 요청해야 합니다
공짜인가아니요. 회수액에서 비용을 뗍니다
얼마나 걸리나순순히 돌려주면 약 39일, 버티면 약 171일
토스·카카오페이도 되나됩니다

'1억 원'이 낯설다면 정상입니다. 인터넷에는 아직 '5천만 원'이라 적힌 글이 훨씬 많습니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자세히 하겠습니다.

은행이 "못 돌려드립니다"라고 하는 진짜 이유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 통장에서 나간 내 돈이니까 은행이 도로 넣어 주면 되지."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돈이 상대 계좌에 찍히는 순간, 그 돈은 '받은 사람의 예금'이 됩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점을 못 박았습니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송금의뢰인이 다른 사람의 예금계좌에 자금을 송금·이체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그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계좌명의인(수취인)과 수취은행 사이에는 그 자금에 대하여 예금계약이 성립하고, 계좌명의인은 수취은행에 대하여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다."

쉽게 옮기면 이렇습니다. "왜 보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찍혔으면 그 사람 예금이다."

그래서 은행은 난처한 처지가 됩니다. 은행 입장에서 그 돈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예금'입니다. 그걸 주인 동의 없이 빼면 은행이 그 고객에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면 서 씨가 가진 권리는 뭘까요. 은행이 아니라 '받은 사람'에게 돌려달라고 할 권리입니다.

근거는 민법 제741조입니다. 이름은 '부당이득'입니다.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서 씨의 상대는 은행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에게 "내 돈 돌려주세요"라고 해야 합니다.

이게 착오송금이 어려운 진짜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받은 사람이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건 아닙니다

"그럼 받은 사람이 그냥 써버리면 그만인가요?"

아닙니다. 위의 같은 판결이 그 뒷부분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계좌명의인은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에 대하여 송금의뢰인을 위하여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계좌명의인이 그와 같이 송금·이체된 돈을 그대로 보관하지 않고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잘못 들어온 돈을 알면서 써버리면 형법상 횡령죄가 됩니다.

즉 법은 이렇게 나눠 놓았습니다.

구분법이 보는 방식
돈의 소유받은 사람의 예금이 맞습니다
돈의 운명그래도 돌려줘야 할 돈입니다
써버리면횡령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게 협상 카드입니다. 연락이 닿기만 하면 대부분 그냥 돌려줍니다. 뒤에 나올 통계가 그걸 보여 줍니다.

속아서 보낸 돈과 실수로 보낸 돈은 법이 다릅니다

여기서 많이들 헷갈립니다. 보이스피싱 이야기와 섞이기 때문입니다.

둘은 완전히 다른 법을 탑니다.

구분속아서 보낸 돈실수로 보낸 돈
상황사기범에게 속아 내가 이체계좌번호를 잘못 눌러 이체
적용 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민법 부당이득 + 예금자보호법
계좌 동결지급정지가 됩니다지급정지가 안 됩니다
누가 돕나은행·금감원이 즉시 개입예금보험공사가 대신 받아 줌
속도신고 즉시가 생명몇 달이 걸립니다

속아서 보낸 돈은 범죄 피해금입니다. 그래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계좌를 얼려 버립니다.

실수로 보낸 돈은 범죄가 아닙니다. 얼릴 근거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막막합니다.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면 이 글이 아니라 보이스피싱·스미싱 골든타임 대처 가이드를 먼저 보세요. 1분이 환급을 가릅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한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잘못 보낸 계좌가 사기 의심 계좌면, 착오송금 반환지원은 오히려 못 받습니다. 두 제도는 겹치지 않습니다.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 은행이 먼저, 예보는 그다음

가장 흔한 실수가 순서입니다.

"은행은 못 돌려준다니까 바로 예금보험공사에 신청해야지." 이러면 반려됩니다.

예보 공식 안내는 이렇게 못 박습니다.

"이체 시 이용한 금융회사, 간편송금업체 등을 통해 먼저 반환을 요청해야 합니다. 금융회사, 간편송금업체 등을 통해서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신청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이체한 은행·앱에 '착오송금 반환청구'를 접수합니다
  2. 은행이 받은 사람에게 연락합니다
  3. 받은 사람이 "네" 하면 → 끝. 돌아옵니다
  4. 연락이 안 되거나 "싫다"고 하면 → 그때 예보로 갑니다

3번에서 끝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유는 돈입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가 이렇게 설명합니다.
"송금인은 착오송금 발생시 우선적으로 해당 금융회사를 통해 반환청구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 때 수취인과 연락이 된다면 별도의 회수관련 비용 차감 없이 착오송금액을 반환받으실 수 있습니다."
은행 단계에서 해결되면 수수료가 0원입니다. 예보로 넘어가는 순간 비용이 붙기 시작합니다.

5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 — 인터넷의 '5천만 원'은 옛날 정보입니다

이제 한도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현행 한도는 건당 5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입니다. 근거는 「착오송금 반환지원 등에 관한 규정」 제10조 제1항 제2호 나목입니다.

"부당이득반환채권액이 착오송금 건당 5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일 것."

그런데 검색해 보면 '5천만 원'이라는 글이 훨씬 많습니다. 심지어 예금보험공사 자기 홈페이지의 일부 안내 페이지에도 아직 '5천만 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낡은 게 아니라 바뀐 것입니다. 그동안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시행일한도근거
2021년 7월 6일5만~1,000만 원규정 제정 부칙
2023년 1월 1일5만~5,000만 원2022. 12. 19. 개정 부칙
2025년 1월 1일5만~1억 원2024. 12. 23. 개정 부칙

왜 이 숫자는 자꾸 바뀔까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금액은 국회가 정하는 게 아닙니다.

예금자보호법 제39조의2 제2항은 이렇게 위임해 버렸습니다.
"제1항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매입하는 경우 매입대상, 매입금액 및 매입절차 등 구체적인 기준은 위원회가 정한다."

법에도 없고 시행령에도 없습니다. 예금보험위원회가 의결하면 바뀝니다. 국회 입법이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자주 바뀝니다. 그리고 한 번 쓴 블로그 글은 바뀌지 않습니다. 이게 인터넷에 '5천만 원'이 널려 있는 진짜 이유입니다.

1억 1천만 원이면 '1억만' 신청할 수 없습니다

한도를 넘으면 어떻게 될까요. 위 나목에는 뒷문장이 붙어 있습니다.

"이 경우 부당이득반환채권액은 1건의 부당이득반환채권 전부를 기준으로 하며, 부당이득반환채권 일부의 반환지원신청은 제한한다."
1억 1천만 원을 잘못 보냈다면, '1억까지만 해 주세요'가 안 됩니다. 그 건은 통째로 대상에서 빠집니다.

한도는 '나눠 받는 상한'이 아니라 '들어올 수 있는 문의 크기'입니다.

한도는 '보낸 날'을 봅니다

또 하나. 한도 상향은 소급되지 않습니다. 2022년 개정 부칙이 이렇게 정해 두었습니다.

"이 규정 시행 전에 착오송금액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제10조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을 따른다."

즉 기준은 신청한 날이 아니라 잘못 보낸 날입니다. 다만 신청 기한이 1년이라, 지금 신청할 수 있는 건은 모두 2025년 1월 1일 이후 송금분입니다. 그러니 오늘 기준으로는 전부 1억 원 한도라고 보면 됩니다.

예금자보호 '1억 원'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헷갈리기 딱 좋은 대목이 있습니다. 요즘 '1억 원'이라는 숫자가 금융 뉴스에 자주 나옵니다.

둘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구분착오송금 반환지원 1억예금자보호 1억
언제부터2025년 1월 1일2025년 9월 1일
무슨 뜻되찾아 주는 금액 상한은행이 망했을 때 보호 한도
정하는 곳예금보험위원회 규정예금자보호법

예금자보호 쪽이 궁금하다면 예금자보호 한도 1억 시대 가이드를 보세요. 숫자만 같을 뿐 다른 제도입니다.

되찾은 돈을 통장에 그냥 두면 물가만큼 줄어듭니다.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로 그 돈의 10년 뒤를 확인하기 →

1년이 지나면 이 길은 닫힙니다

기한은 딱 하나입니다. 잘못 보낸 날부터 1년.

규정 제10조 제1항 제2호 다목은 이렇게 씁니다.

"반환지원신청일은 착오송금일로부터 1년 이내일 것. 이 경우 착오송금일은 불산입한다."

'불산입'은 보낸 날은 세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2026년 1월 2일에 잘못 보냈다면 2027년 1월 2일까지입니다.

주의할 게 있습니다. 이 1년은 예보에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일 뿐입니다. 받은 사람에게 돌려달라고 할 권리 자체가 1년에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다만 1년이 지나면 혼자서 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78만 원을 받으려고 소송을 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사실상 포기하게 됩니다.

토스·카카오페이로 보낸 돈도 됩니다

"간편송금으로 보냈는데 이것도 되나요?" 됩니다.

예보가 말하는 '자금이체 금융회사등'에는 이런 곳이 다 들어갑니다.

"은행(외은지점, 농협은행, 수협은행,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포함), 투자매매·중개업자,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농협·수협·산림조합, 우체국, 간편송금업자 등"
'간편송금업자'가 명시되어 있습니다. 토스, 카카오페이 같은 곳입니다.

법의 정의 자체도 넓습니다. 예금자보호법 제2조 제9호와 시행령 제3조의2는 착오송금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송금인의 착오로 수취금융회사, 수취계좌번호 등을 잘못 기재하거나 입력하여 수취인에게 자금(선불전자지급수단 포함)이 이동된 거래"
'선불전자지급수단 포함'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토스머니 같은 충전금으로 보낸 것도 들어옵니다.

다만 순서는 똑같습니다. 그 앱에 먼저 반환 요청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아예 안 됩니다

되는 것보다 안 되는 걸 아는 게 중요합니다. 예보 유의사항이 제외 사유를 열거해 두었습니다.

어디가 문제안 되는 경우
받은 계좌압류·가압류·강제집행·체납처분이 걸려 있음
받은 계좌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쓰였거나 의심됨
받은 계좌해외지점에서 만든 계좌
받은 사람사망했거나 국내에 주소가 없음
받은 사람휴업·폐업한 법인
받은 사람회생·파산 절차가 진행 중
보낸 사람은행에 먼저 반환 요청을 안 함
보낸 사람이미 소송이나 채권보전 절차를 밟음

가장 억울한 게 첫 줄입니다. 받은 사람 계좌가 이미 압류되어 있으면 못 받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계좌에 있는 돈은 이미 다른 채권자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예보가 끼어들 자리가 없습니다.

예보는 돈을 주는 게 아니라 '받을 권리'를 삽니다

여기서 제도의 구조를 알아야 합니다. 오해가 많은 대목입니다.

예보는 서 씨에게 78만 원을 대신 주는 게 아닙니다. 서 씨가 가진 '받을 권리'를 사는 겁니다. 예금자보호법 제39조의2 제1항이 이렇게 씁니다.
"공사는 자금이체 금융회사등을 통하여 착오송금한 송금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지원계정의 부담으로 착오송금 수취인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사후정산 등의 방식으로 매입하여 소송을 제외한 반환 안내 등의 방법으로 회수할 수 있다."

절차는 이렇게 흘러갑니다(예보 절차 안내).

  1. 서 씨가 신청합니다
  2. 예보가 서 씨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매입합니다
  3. 예보가 받은 사람의 연락처와 주소를 찾아냅니다
  4. 예보가 전화·우편으로 자진반환을 권유합니다
  5. 안 되면 법원에 지급명령을 넣습니다
  6. 회수되면 비용을 뺀 나머지를 서 씨에게 줍니다

이 돈은 세금이 아닙니다. 예금자보호법 제26조의4가 '착오송금반환지원계정'을 따로 만들어 두었는데, 재원이 이렇습니다.

"1. 제26조에 따른 차입금 / 2. 제39조의2에 따라 매입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회수한 자금 / 3. 지원계정의 운용수익"
빌린 돈과 회수한 돈으로 굴러갑니다. 그래서 공짜일 수 없습니다. 수수료 이야기가 여기서 나옵니다.

진짜 이유는 돈이 아니라 '정보'입니다

이 제도의 핵심은 사실 돈이 아닙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대목입니다.

서 씨가 혼자 소송을 하려고 하면 벽에 부딪힙니다. 상대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름 석 자는 이체 화면에 뜹니다. 그런데 소장을 쓰려면 주소가 필요합니다. 은행은 안 알려 줍니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보는 그 벽을 뚫을 수 있습니다. 예금자보호법 제39조의3이 대놓고 이렇게 씁니다.

"공사는 착오송금한 송금인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매입 신청이 있는 경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에도 불구하고 자금이체 금융회사등의 장에게 착오송금 수취인의 반환불가사유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제4조에도 불구하고" — 이 한 마디가 전부입니다.

더 있습니다. 같은 조는 예보가 이런 것도 요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어디에무엇을
중앙행정기관·금융회사·협회수취인의 실지명의, 주소, 연락처
통신사(전기통신사업자)수취인의 휴대전화번호

그리고 마지막 항이 결정적입니다.

"공사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경우 관계기관등의 장 및 통신사업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따라야 한다." 개인은 평생 못 얻는 정보를, 예보는 요구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예보에 맡기는 이유는 돈을 대신 내줘서가 아닙니다. 개인이 넘을 수 없는 정보의 벽을 대신 넘어 주기 때문입니다.

공짜가 아닙니다 — 10만 원엔 최대 18%

이제 비용입니다. 예보는 회수한 돈을 그대로 주지 않습니다. '회수 관련 비용'을 뺍니다.

우편료, 인지대, 지급명령 비용 같은 실비입니다. 예보가 공개한 비용률 예시는 이렇습니다.

잘못 보낸 금액떼이는 비율(예시)
10만 원8~18%
100만 원4~13%
1,000만 원3.5~8%

눈치채셨나요. 금액이 작을수록 비율이 높습니다.

당연합니다. 우편 한 통 값은 10만 원짜리든 1,000만 원짜리든 똑같기 때문입니다. 고정비가 소액에 더 아프게 붙습니다.

10만 원을 잘못 보내면 최대 1만 8,000원이 날아갑니다. 5만 원이라면 비율은 더 나쁩니다. 한도의 아래쪽이 5만 원인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그보다 작으면 배보다 배꼽이 커집니다.

그러니 다시 강조합니다. 은행 단계에서 끝내면 이 비용이 0원입니다. 받은 사람과 연락만 닿으면 한 푼도 안 뗍니다.

받은 사람이 종이 한 장만 내면 예보는 손을 뗍니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한계입니다. 법 조문에 이미 답이 적혀 있습니다.

제39조의2 제1항을 다시 보세요. "소송을 제외한" 반환 안내 등의 방법으로 회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예보는 소송을 안 해 줍니다. 지급명령까지가 끝입니다.

지급명령은 소송이 아니라 간이 독촉 절차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이의신청서 한 장을 내면 효력이 사라집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예보 유의사항의 '매입계약 해제 요건'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결과
수취인이 지급명령에 이의신청매입계약 해제
지급명령이 송달되지 않음매입계약 해제
채권 양도통지가 도달하지 않음매입계약 해제
송금인이 직접 일부라도 돌려받음비용 상환 후 해제

해제되면 채권은 서 씨에게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혼자 하는 소송입니다.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제24조의6은 해제 통보를 이런 방법으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1. 서면 교부 / 2. 우편 또는 전자우편 / 3. 전화 또는 팩스 / 4.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또는 이에 준하는 전자적 의사표시"
문자 한 통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시행령 같은 조는 "송금인이 착오송금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객관적인 자료로 명확하게 확인된 경우"에도 해제한다고 합니다. 받은 사람이 "이건 빌려준 돈 받은 것"이라고 다투고 그게 확인되면, 예보는 빠집니다. 다툼이 있는 사건은 예보의 일이 아닙니다.

먼저 소송을 걸면 지원을 못 받습니다

성격 급한 분이 자주 걸리는 함정입니다.

"기다리느니 내가 소송 걸겠다"고 먼저 움직이면, 예보 지원 자격이 사라집니다.

규정 제10조 제1항 제1호 바목은 이런 사람을 제외합니다.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관련된 소송 또는 채권보전을 위한 절차 등을 진행 중이거나 완료한 자"

시행령 제24조의6도 "부당이득반환채권에 관한 소송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경우"를 해제 사유로 둡니다.

순서가 곧 자격입니다. 은행 → 예보 → (안 되면) 소송. 이 순서를 건너뛰거나 뒤집으면 문이 닫힙니다.

숫자로 보는 5년 성적표

제도가 2021년 7월에 시작했으니 5년이 지났습니다. 예보가 공공데이터포털에 분기마다 올리는 실적을 보겠습니다.

2026년 3월 말까지 누적 숫자입니다.

구분자진반환지급명령
누적 반환 건수16,098건904건
누적 반환 금액약 190억 원약 18억 원
평균 지급률96.2%89.7%
평균 걸린 기간39.2일171.3일

읽는 법을 짚겠습니다.

첫째, 대부분은 그냥 돌려줍니다. 16,098건 대 904건입니다. 예보가 연락하면 약 95%는 자진반환으로 끝납니다. 앞서 본 '횡령죄'가 조용히 일하고 있는 셈입니다. 둘째, 버티면 4배 이상 오래 걸립니다. 39.2일과 171.3일입니다. 반년 가까이입니다. 셋째, 버티면 손에 쥐는 돈도 줄어듭니다. 96.2%와 89.7%. 지급명령까지 가면 비용이 더 들기 때문입니다.

시계열을 보면 더 뚜렷합니다. 지급명령 평균 기간은 이렇게 늘었습니다.

시점지급명령 평균 소요
2021년 12월101.9일
2023년 6월148.5일
2024년 12월172.9일
2026년 3월171.3일
약 102일에서 171일로, 5년 만에 70% 가까이 길어졌습니다. 반면 자진반환은 40일 안팎을 지키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이 표는 매입계약이 체결된 이후의 반환 현황입니다. 신청 건수 전체가 아닙니다. 신청했다가 대상이 아니어서 반려된 건은 여기 없습니다. '신청하면 몇 %가 돌려받나'로 읽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평균 지급률 96.2%'는 회수한 돈 중 송금인에게 준 비율입니다. 나머지 3.8%가 비용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

지금 막 잘못 보냈다면, 순서대로만 하세요.

  1. 이체 내역을 캡처합니다. 날짜, 금액, 받는 사람, 계좌번호가 다 보이게 찍으세요
  2. 은행이나 앱에 바로 '착오송금 반환청구'를 접수합니다. 콜센터도 되고 앱에서도 됩니다
  3. 기다립니다. 여기서 끝나면 수수료가 0원입니다
  4. 안 되면 예보 금융안심포털에서 신청합니다. 공동인증서와 이체확인증이 필요합니다
  5. 절대 먼저 소송하지 마세요. 자격이 사라집니다

미리 해두면 좋은 것도 있습니다.

  • 자주 보내는 계좌는 즐겨찾기에 등록해 두세요. 손으로 치는 순간이 사고의 순간입니다
  • 큰 금액은 1만 원 먼저 보내 확인하고 나머지를 보내세요
  • 이체 전 예금주 이름을 소리 내어 읽으세요. 눈으로만 보면 넘어갑니다

방문 신청은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30 예금보험공사 1층에서 됩니다. 상담은 1588-0037입니다.

되찾은 돈이든 지킨 돈이든, 통장에 두면 그대로입니다.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로 지금 계산해보기 →

자주 묻는 질문

Q. 5만 원 미만은 정말 방법이 없나요?

예보 제도는 못 씁니다. 은행을 통한 반환 요청은 금액 제한이 없으니 그 단계까지는 해 보세요. 그 뒤로는 사실상 소송뿐인데, 5만 원을 위해 소송하는 건 비용이 더 큽니다.

Q. 받은 사람이 연락을 안 받으면요?

예보가 통신사에서 휴대전화번호까지 받아 연락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법원 지급명령으로 갑니다. 다만 지급명령이 송달되지 않으면 매입계약이 해제됩니다.

Q. 수수료를 미리 내나요?

아닙니다. 회수한 금액에서 뺍니다. 회수가 안 되면 낼 것도 없습니다. 다만 내가 직접 돌려받거나 내 사정으로 계약을 해제하면, 그때까지 든 비용을 물어내야 합니다.

Q. 외국인도 신청할 수 있나요?

예보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신청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Q. 받은 사람이 이미 돈을 써버렸다면요?

채권은 그대로 남습니다. 다만 통장이 비어 있으면 회수가 어렵습니다. 쓴 행위 자체는 횡령죄가 될 수 있어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Q. 회사 법인 계좌로 잘못 보냈는데 그 회사가 폐업했습니다.

휴업·폐업한 법인은 제외 대상입니다. 예보 지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Q. 은행이 실수해서 잘못 이체된 경우도 되나요?

이 제도는 송금인의 착오를 전제로 합니다. 금융회사 잘못이라면 그 금융회사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다투게 되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1332)을 이용하세요.

Q. 1년이 지났습니다. 끝인가요?

예보 신청은 끝입니다. 받은 사람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자체가 없어진 건 아니니 소송은 가능합니다. 다만 혼자 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공식 출처)

법령

판례

예금보험공사

금융당국

통계·법령해설

면책 조항: 본 글은 2026년 7월 16일 기준, 예금보험공사·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법제처 등 위 정부·공공기관의 공식 자료와 법령·판례 원문을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 제공용 교육 콘텐츠입니다. 특정 금융상품 가입이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으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착오송금 반환지원의 대상 금액·기한·회수 관련 비용률·제외 사유는 「착오송금 반환지원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예금보험위원회 의결로 변경될 수 있으며, 본문의 비용률은 예금보험공사가 공개한 예시로 실제 금액은 해제 사유와 회수 단계에 따라 개인별로 다릅니다. 통계는 공공데이터포털에 공개된 2026년 3월 31일 기준 누적치입니다. 실제 신청 가능 여부와 조건은 반드시 예금보험공사 금융안심포털(1588-0037)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서우재 씨와 본문의 인물·금액·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작성자와 사이트 운영자는 본 글을 근거로 한 의사결정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직접 계산해보세요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로 내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보세요.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