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문해력

보험료 못 내 끊긴 계약이 하루 4,000건입니다, 해지환급금을 안 받았다면 3년 안에 되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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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상반기 22개 생명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은 36조 4,692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4% 늘었고, 10개 생보사에서 보험료를 못 내 보장이 끊긴 실효 계약만 72만 6,902건, 하루 약 4,000건입니다. 해지 앞에는 네 개의 길이 있습니다. 생명보험 표준약관 제25조의 보험료 자동대출납입, 올해 4월부터 전 보험사가 시행한 출산·육아휴직 납입유예, 제20조의 감액·감액완납·연장정기 변경, 그리고 상법 제650조의2와 표준약관 제27조가 정한 해지 후 3년 안의 부활입니다. 해지환급금 1,445만원인 52세 가입자를 예로 자동대출 1년 이자 5만 9,000원, 부활 비용 약 128만원, 해지 후 투자 5,640만원과 보험 안에서 6.06%로 불어난 4,840만원을 계산했습니다.

자동이체가 안 됐다는 문자를 받으면 머릿속에 세 가지가 동시에 떠오릅니다. 이번 달은 넘기고 다음 달에 두 달치를 내면 되나, 이참에 깨 버릴까, 깨면 얼마가 나오나. 세 가지 생각 어디에도 '해지 말고 다른 길'은 없습니다. 보험사 문자에도 그 길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 길이 네 개 있습니다. 보험료를 보험사 돈으로 대신 내는 길, 납입을 잠시 멈추는 길, 보장을 줄여 더는 안 내는 길입니다. 그리고 이미 끊긴 계약을 3년 안에 되살리는 길입니다. 넷 모두 금융감독원이 2023년 1월 '금융꿀팁'으로 안내했고, 생명보험 표준약관과 상법에 조문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네 길의 조건과 비용을 조문과 숫자로 적습니다.

해지가 맞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경계도 같은 숫자로 그립니다. 끊기기 직전의 보험을 바라보는 52세 가입자 한 사람을 따라가며 읽으시면 됩니다.

올해 상반기, 보험에서 하루 2,000억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22개 생명보험사가 올해 상반기 계약자에게 돌려준 해약환급금은 36조 4,692억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조 748억원보다 45.4% 늘었습니다. 하루로 나누면 약 2,015억원이 보험에서 빠져나간 셈입니다.

건수도 늘었습니다. 효력상실을 포함한 해약은 362만 7,290건으로 5.7% 늘었습니다. 한 건당 평균 환급금은 730만원에서 1,005만원으로 뛰었습니다. 깨는 사람이 늘었다기보다 더 '큰' 보험을 깨고 있다는 뜻입니다.

9월 국정감사 자료는 그 안쪽을 보여줍니다. 삼성·한화 등 10개 생보사에서 보험료를 못 내 보장이 끊긴 '실효' 계약이 상반기에만 72만 6,902건입니다. 하루 평균 약 4,000건입니다. 2021년 한 해 109만 건이던 실효가 지난해 134만 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반년 만에 지난해의 절반을 넘었습니다.

누가 깨고 있을까요? 같은 자료에서 개인보험 해약 136만 3,910건 중 50대 이상이 84만 8,239건, 62.2%였습니다. 60대 이상만 32.2%입니다. 5년 전 51.7%였던 50대 이상 비중이 10%포인트 넘게 올랐습니다. 노후를 위해 들었던 보험이 노후 직전에 깨지고 있습니다.

구분2026년 상반기비교출처
해약환급금(22개 생보사)36조 4,692억원전년 동기 25조 748억원, 45.4% 증가아주경제 9월 1일
해약 건수(효력상실 포함)362만 7,290건5.7% 증가, 건당 1,005만원아주경제 9월 1일
실효 계약(10개 생보사)72만 6,902건하루 약 4,000건, 2025년 연간 134만 5,823건매일경제 9월 30일, 국감 자료
50대 이상 해약 비중62.2%2021년 51.7%매일경제 9월 30일
보험계약대출 잔액(7월 말)73조 5,554억원지난해 말보다 2조 7,728억원 증가매일경제 9월 30일

왜 깰까요? 기사들이 꼽는 이유는 셋입니다. 물가에 밀린 생활비, 상반기 증시 강세로 옮겨간 돈입니다. 그리고 가계대출 규제로 보험사가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낮춘 영향입니다.

셋 중 둘은 '돈이 급하다'는 사정이고, 하나는 '보험 안에서 돈을 꺼낼 길이 좁아졌다'는 사정입니다. 보험 안에서 돈을 꺼내거나 돈을 안 내고 버티는 길이 정말 막혔는지, 지금부터 하나씩 열어 봅니다.

2년 안에 네 건 중 한 건이 사라지는 상품

금융감독원이 올해 4월 29일 낸 자료가 있습니다. 2025년 보험계약 유지율은 1년(13회차) 87.9%, 2년(25회차) 73.8%입니다. 5년(61회차)은 45.7%입니다. 2년이면 네 건 중 한 건이, 5년이면 절반 넘게 사라집니다. 25회차 유지율은 싱가포르 96.5%, 일본 90.9%, 미국 89.4%에 한참 못 미칩니다.

유지율2022년2023년2024년2025년
1년(13회차)84.7%83.2%87.6%87.9%
2년(25회차)68.8%60.7%69.2%73.8%
3년(37회차)58.4%53.5%54.2%58.5%
5년(61회차)43.9%39.8%46.3%45.7%

보험은 처음 몇 년이 가장 비싼 상품입니다. 설계사 수당 같은 비용을 앞에서 떼기 때문에, 일찍 깨면 낸 돈의 절반도 못 받습니다. 그래서 '깨는 결정'은 '드는 결정'보다 비쌉니다. 들 때는 수십 분을 설명 듣고, 깰 때는 앱에서 1분이면 끝나는 게 이상한 일입니다.

끊기는 날짜는 약관에 적혀 있습니다

염태훈(52, 가명) 씨는 2016년 10월에 종신보험에 들었습니다. 사망보험금 1억원, 20년 동안 매달 21만원을 내는 계약입니다. 올해 10월로 꼭 10년, 120회를 냈습니다. 낸 돈은 2,520만원이고, 보험사 앱에 찍힌 해지환급금은 1,445만원입니다. 이 환급금은 국감 자료에 나온 10개사 상반기 평균 해약환급금 1,445만원을 그대로 가져온 가정입니다.

10월에 자동이체가 실패했습니다. 가게 매출이 줄어 통장이 비었기 때문입니다. 이 보험은 언제 끊길까요?

생명보험 표준약관 제26조는 순서를 정해 두었습니다. 납입기일을 넘기면 보험사는 14일 이상의 '납입최고(독촉) 기간'을 정해, 서면이나 전화로 알려야 합니다. 그 기간이 끝난 다음 날 계약이 해지됩니다.

상법 제650조 제2항도 같은 뼈대입니다. 계속보험료가 제때 안 들어오면, 보험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해 최고한 뒤에야 해지할 수 있습니다. 최고 없는 해지는 없습니다. 그래서 '두 달 밀리면 끊긴다'는 말은 대개 맞지만, 정확히는 '독촉장을 받고 14일 넘게 안 내면 끊긴다'입니다.

독촉장에는 한 줄이 더 적혀 있습니다. 해지될 때 해약환급금에서 보험계약대출 원금과 이자를 바로 뺀다는 내용입니다. 염 씨에게 대출이 없다면 1,445만원이 그대로 남지만, 끊긴 순간부터 보장은 없습니다. 네 개의 버튼은 전부 이 독촉 기간 안에 눌러야 가장 쌉니다.

버튼 하나, 보험사 돈으로 보험료를 내는 '자동대출납입'

첫 버튼은 표준약관 제25조의 보험료 자동대출납입입니다. 독촉 기간이 끝나기 전에 신청하면, 제33조의 보험계약대출금으로 보험료가 자동으로 납입돼 계약이 유효하게 이어집니다. 신용조회도, 심사도 없습니다. 내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내가 나에게 빌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조건은 셋입니다. 대출금과 이자를 더한 금액이 해약환급금을 넘으면 더는 못 씁니다. 기간은 첫 자동대출일부터 1년이 한도이고, 그 뒤는 다시 신청해야 합니다. 금감원은 재신청을 잊어 연체로 넘어가는 경우를 콕 집어 경고했습니다.

대상이 아닌 보험도 있습니다. 순수보장성보험처럼 환급금이 없는 상품은 아예 대상이 아닙니다. 무해지·저해지환급형도 납입 중에는 환급금이 없거나 적어 쓰기 어렵습니다.

비용은 얼마일까요? 염 씨의 보험이 예정이율 2.75%짜리 금리확정형이라면, 대출금리는 가산금리 1.5%를 더한 4.25% 안팎입니다. 매달 21만원씩 1년을 자동대출로 내면 원금 252만원에 이자가 약 5만 9,000원 붙습니다. 1억원 보장을 1년 더 들고 가는 값이 5만 9,000원이라는 계산입니다. 금리가 7.5%인 옛 계약이라도 이자는 약 10만 5,000원입니다.

금리가 보험마다 다른 이유는 구조에 있습니다.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예정이율(또는 공시이율) + 가산금리' 구조입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실의 2026년 8월 자료를 보면, 가산금리는 거의 모든 회사가 1.44~1.50%입니다. 차이는 전부 기준금리, 즉 그 보험이 내 적립금에 붙여 주는 이율에서 납니다.

회사(2026년 8월 취급 기준)금리확정형 대출금리그중 예정이율금리연동형 대출금리
삼성생명7.50%6.06%4.45%
한화생명6.46%4.96%4.30%
교보생명6.12%4.64%4.46%
신한라이프6.12%4.62%4.29%
메트라이프6.55%5.05%3.87%
하나생명4.34%2.84%4.05%

협회는 이 구조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정이율 7%인 계약에서 대출을 받아도 보험사는 내 적립금에 7%를 계속 붙여 줍니다. 그래서 계약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건 가산금리 몫이라는 겁니다. 단순화한 설명이지만 방향은 맞습니다. 7.5%라는 숫자만 보고 놀라 깨 버리면, 6.06%로 불어나던 적립금을 함께 버리는 셈입니다.

65세 이상이면 한 번 더 볼 게 있습니다. 올해 3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보험업권 포용금융 방안에는, '65세 이상 시니어 계층 우대금리 0.1~0.2%포인트'가 들어 있습니다. 협회 공시에 회사별 운영 현황이 올라와 있습니다. 대부분 0.1%포인트, 하나생명은 0.2%포인트입니다. 대출을 실행할 때 적용되는 조정금리이니 전화할 때 대상인지 물어보셔야 합니다.

버튼 둘, 납입을 잠시 멈추는 '납입유예'

두 번째 버튼은 납입유예입니다. 원래는 유니버셜보험의 기능이었습니다. 금감원 설명대로, 일정 기간이 지난 유니버셜 계약은 보험료를 안 내도 주계약 해약환급금에서 매달 보험료가 대체 납입됩니다. 대신 적립금이 그만큼 줄고, 적립금이 바닥나면 연체로 넘어가 해지될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1일부터는 유니버셜이 아니어도 쓸 수 있는 유예가 하나 생겼습니다. 금융위원회가 3월 31일 발표한 '저출산 극복 지원 3종 세트'입니다. 계약자 본인이나 배우자가 출산한 날부터 1년 안이거나 육아휴직 중이면 됩니다. 모든 보장성 인보험의 보험료 납입을 6개월 또는 1년 유예할 수 있습니다. 유예 기간에도 보장은 그대로이고, 보험료는 유예가 끝난 뒤에 냅니다.

제외되는 계약도 있습니다. 유예할 보험료가 해약환급금을 넘는 계약, 어린이보험, 금리연동형과 변액보험 등입니다. 같은 날 '보험계약대출 이자 상환유예'도 전 보험사에서 시작됐습니다. 출산·육아휴직 중이면 대출 이자를 최대 1년 미룰 수 있습니다.

출산과 무관한 가입자는 회사별 특약을 물어봐야 합니다. 2024년부터 일부 보험사가 '민생안정특약'을 운영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소득이 끊긴 가입자에게 최대 1년 보험료 납부를 미뤄 주는 특약입니다. 금융위 자료는 납입유예와 중지 제도의 지원 규모를 연 940억원으로 잡았습니다. 돈이 없어 깨는 계약을 줄이려고 만든 돈이니, 묻지 않으면 내 몫은 그냥 사라집니다.

버튼 셋, 보장을 줄여 더는 안 내는 '감액완납'과 '연장정기'

세 번째 버튼은 계약 내용을 바꾸는 길입니다. 표준약관 제20조는 계약자가 회사의 승낙을 얻어, 계약 내용을 바꿀 수 있다고 정합니다. 보험종목, 보험기간, 납입기간, 보험가입금액이 그 목록에 있습니다.

가장 가벼운 형태가 '감액'입니다. 사망보험금 1억원을 5,000만원으로 줄이면 보험료가 줄어듭니다. 줄인 부분은 해지된 것으로 보아 그만큼의 해약환급금을 돌려받습니다.

더 나아간 형태가 '감액완납'입니다. 금감원 설명을 빌리면, 보장금액을 줄이는 대신 만기까지 낼 보험료를 모두 낸 것으로 바꾸는 겁니다. 지금 시점의 해약환급금을 일시납 보험료로 삼아, 작은 종신보험으로 갈아 끼우는 셈입니다. 앞으로 낼 돈은 0원이 되고, 보장은 '기간은 그대로, 금액은 작게' 남습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연장정기보험' 변경입니다. 보장금액 1억원은 그대로 두고, 종신이던 보장기간을 예컨대 75세까지로 줄이는 방식입니다. 표준약관 제20조 제3항이 말하는 '보험종목 변경'의 한 종류라, 회사 사업방법서에 따라 가능 여부가 다릅니다. 자녀가 아직 어리면 금액을 지키는 연장정기가, 혼자 남을 노후가 걱정이면 기간을 지키는 감액완납이 맞습니다.

둘 다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연장정기로 바꾼 뒤 다시 종신으로 돌리는 건 사실상 안 됩니다. 그래서 금감원은 감액완납 전에, '보장금액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전화로 듣지 말고, 변경 후 보장금액과 기간을 서면으로 받아 두시길 권합니다.

버튼 넷, 이미 끊긴 계약을 되살리는 '부활'

네 번째 버튼은 끊긴 뒤에도 남아 있습니다. 상법 제650조의2는 보험료 연체로 해지되고, 해약환급금이 지급되지 않은 경우를 다룹니다. 계약자가 일정 기간 안에 연체보험료에 약정이자를 붙여 내면, 부활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표준약관 제27조가 그 기간을 '해지된 날부터 3년'으로 못 박았습니다. 환급금이 0원이거나 대출로 차감돼 받지 않은 경우도 포함됩니다.

비용은 연체된 보험료에 이자를 더한 금액입니다. 이자는 평균공시이율에 1%를 더한 범위 안에서 회사가 정한 이율로 계산합니다. 염 씨가 6개월 밀린 뒤 되살린다면 연체보험료 126만원에 이자 1만 6,000원 안팎이 붙습니다. 보험료 자체는 10년 전 가입 당시 그대로입니다. 52세에 새로 종신보험을 들면 보험료가 얼마가 될지 떠올려 보면, 이 버튼의 값이 보입니다.

조건이 둘 더 있습니다. 부활은 새 계약처럼 심사합니다. 표준약관 제27조 제2항이 계약 전 알릴 의무와 보험계약 성립 조항을 준용합니다. 그래서 끊긴 사이에 생긴 병을 알려야 하고, 회사가 거절할 수 있습니다. 상법 제638조의2에 따라 회사는 30일 안에 승낙 여부를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끊긴 기간 중에 생긴 사고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한 가지만 지키면 이 버튼은 살아 있습니다. 해약환급금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앱에서 '해지' 대신 그냥 두면, 계약은 실효 상태로 3년을 기다려 줍니다. 1,445만원을 지금 받아 쓰는 순간 네 번째 버튼은 사라집니다.

그래도 해지가 답인 사람

이 대목에서 '그럼 깨면 안 되는 거네'로 받으시면 절반만 맞습니다. 해지가 답인 경우는 분명히 있습니다. 부양가족이 없어 사망보장이 필요 없는 사람, 저축인 줄 알고 든 사람입니다. 사업비가 큰 저축성·변액보험을 들고 있는 사람도 그렇습니다. 저축성보험 유지 vs 해지 비교와 변액보험 함정 가이드에 그 계산이 따로 있습니다.

해지하면 세금은 없을까요? 소득세법 제16조 제1항 제9호는 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만 이자소득으로 봅니다. 시행령 제25조는 보험차익을 환급금에서 납입보험료를 뺀 금액으로 정합니다. 그래서 1,445만원을 받는 염 씨처럼 낸 돈보다 적게 받으면 세금이 없습니다. 10년 이상 유지한 저축성보험도 요건을 갖추면 비과세입니다.

해지한 돈을 굴린 결과도 적어 둡니다. 염 씨가 1,445만원을 받고, 매달 내던 21만원을 10년간 연 5%로 굴리면 5,640만원이 됩니다. 원금 3,965만원에 수익 1,675만원입니다. 복리 계산기에 같은 값을 넣은 결과에서 연도별 곡선까지 볼 수 있습니다. 1억원 보장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는 이 5,640만원이 정답입니다.

보험사가 망할 걱정은 뒤로 미뤄도 됩니다. 예금보험공사는 개인 보험계약의 해약환급금을 2025년 9월부터 1억원까지 보호합니다. 보호 기준이 낸 보험료가 아니라 해약환급금이라는 점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한도 변경의 세부는 예금자보호 1억원 가이드에 적어 두었습니다.

50대가 깨는 보험이 더 비싼 이유

50대 이상이 깨는 보험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오래된 계약이라는 점입니다. 협회 공시의 우대금리 조건에는 '예정이율 7.0% 이상', '8.4% 이상' 계약이 등장합니다. 그런 이율을 약속한 계약이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삼성생명 금리확정형 대출의 평균 예정이율이 6.06%로 나온 이유가 그것입니다. 대출금리 7.5%의 정체는 '6.06%짜리 보험'입니다. 그 돈을 깨서 예금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1,445만원이 보험 안에서 6.06%로 20년 불어나면 4,840만원입니다. 같은 돈을 연 3% 예금에 넣고 15.4% 세금을 떼면 실질 2.54%, 20년 뒤 2,400만원입니다. 위험보험료를 빼기 전 단순 비교지만 차이는 2,440만원입니다.

첫해 예금 이자만 따로 보면 세후 36만 6,741원입니다. 자동대출납입으로 1년을 버티는 이자는 5만 9,000원이었습니다. 1년 보장의 값과 1년 이자의 값을 나란히 놓고 고르는 문제입니다.

보험계약대출은 DSR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보험업권 DSR 도입 때 원칙을 적었습니다. 담보가치가 확실한 보험계약대출과 유가증권담보대출은 '신규대출 취급시 미적용'이고, '다른 대출의 DSR 산정시 부채에서도 제외'한다는 문장입니다. 급전이 필요해 보험을 깨려는 사람에게 이 한 줄은 중요합니다. 깨지 않고 빌려도 DSR 계산기의 분자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급전의 순서도 적어 둡니다. 예적금담보대출, 보험계약대출, 그다음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입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마지막입니다. 이 순서의 금리와 근거는 급전 빌리는 가장 싼 순서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7% 이자를 내면서 버티는 게 맞느냐는 질문

"7% 넘는 이자를 내면서 보험을 붙들고 있는 게 맞아요? 그냥 깨고 그 돈으로 빚을 갚는 게 낫지 않나요?"

빚의 금리가 보험 대출금리보다 높다면 그 말이 맞습니다. 카드론 15%를 안고 있으면서 4%짜리 보험계약대출을 두는 건 손해입니다. 다만 비교할 숫자는 '7.5%'가 아니라 '7.5%에서 적립금 이율 6.06%를 뺀 몫'입니다. 그리고 깨서 갚으면 보장은 사라지고, 다시 들 때는 52세의 보험료와 새 고지의무가 기다립니다.

그래서 순서가 있습니다. 먼저 내 보험의 예정이율, 해약환급금, 대출금리 세 숫자를 고객센터에서 받습니다. 빚 금리가 그보다 훨씬 높고 보장이 필요 없으면 해지가 맞습니다. 보장이 필요하면 자동대출납입이나 감액완납으로 버티고, 이미 끊겼으면 환급금을 건드리지 않은 채 3년 안에 되살립니다.

자동이체 실패 문자를 받은 날로 돌아가면

그날 염 씨가 할 일은 앱의 해지 버튼이 아니라 전화 한 통입니다. 물을 것은 네 가지입니다. 자동대출납입의 1년 이자가 얼마인지, 납입유예 특약이 있는지입니다. 감액완납이나 연장정기로 바꾸면 보장이 얼마로 줄어드는지, 이미 끊겼다면 부활 금액이 얼마인지입니다. 네 답을 서면으로 받으면 그 뒤 결정은 1분이면 됩니다.

올해 상반기 36조원 가운데 얼마가 이 전화 없이 빠져나갔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해약환급금이 어디로 갔는지는 집계되지 않는다고 기사도 적었습니다. 알 수 있는 건 하나입니다. 하루 4,000건의 실효 가운데 해약환급금을 받지 않은 계약은 지금도 3년짜리 되살림 버튼을 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염 씨의 숫자를 당신 것으로 바꿔 보시면 됩니다. 아래 계산기에 해지환급금과 월 보험료를 넣으면 '깨고 굴린 돈'의 10년 뒤가 나옵니다. 환급금만 넣고 예정이율을 넣으면 '보험 안에 둔 돈'의 20년 뒤가 나옵니다. 두 숫자의 차이가 전화 한 통의 값입니다.

고객센터에 전화하기 전에 미리 보는 질문 여덟 개

Q1. 보험료를 한 달 안 냈습니다. 바로 끊기나요?

아닙니다. 표준약관 제26조에 따라 보험사는 14일 이상의 독촉 기간을 정해 알려야 하고, 그 기간이 끝난 다음 날에 해지됩니다. 독촉 기간 안에 내면 계약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해지 전에 생긴 보험금 지급 사유는 보상합니다.

Q2. 문자를 받고 아무것도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독촉장이 오고, 독촉 기간이 끝나면 계약이 해지돼 실효 상태가 됩니다. 해약환급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해지된 날부터 3년 안에 부활을 청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효 기간 중 생긴 사고는 보장되지 않고, 부활 때 끊긴 사이의 건강 상태를 알려야 합니다.

Q3. 자동대출납입은 어떤 보험에서 되나요?

해약환급금이 있는 대부분의 보험에서 됩니다. 순수보장성보험처럼 환급금이 없는 상품은 안 되고, 대출 원리금이 환급금을 넘으면 중단됩니다. 기간은 첫 자동대출일부터 1년이 한도이며 그 뒤에는 다시 신청해야 합니다.

Q4. 감액완납을 하면 보장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상품과 가입 나이, 경과 기간마다 다르고 회사가 산출합니다. 금감원은 최초 가입 때보다 보장금액이 크게 줄 수 있다며, 사망보험금이 얼마로 줄어드는지를 먼저 확인하라고 안내합니다. 변경 후 보장금액과 기간을 서면으로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5. 실효된 보험을 되살리면 보험료가 오르나요?

보험료는 가입 당시 그대로입니다. 대신 연체된 보험료에 평균공시이율에 1%를 더한 범위 안의 이율로 계산한 이자를 더해 내야 합니다. 부활은 계약 전 알릴 의무가 준용돼 심사를 거칩니다. 회사는 상법 제638조의2에 따라 30일 안에 승낙 여부를 알려야 합니다.

Q6. 보험계약대출을 받으면 신용점수나 DSR에 영향이 있나요?

금감원 안내대로 신용등급 조회 같은 대출 심사 절차가 없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보험업권 DSR 도입 때 보험계약대출을 신규 취급과 다른 대출의 부채 산정에서 모두 뺐습니다. 다만 이자를 안 내면 미납 이자가 대출 원금에 더해지고, 원리금이 환급금을 넘으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습니다.

Q7. 해지환급금에 세금이 붙나요?

보장성보험은 대개 붙지 않습니다. 소득세법 제16조와 시행령 제25조는 '보험차익'이 있을 때만 이자소득으로 봅니다. 보험차익은 환급금에서 낸 보험료를 뺀 금액입니다. 저축성보험은 10년 미만에 깨서 차익이 나면 15.4%가 붙고, 10년 이상 유지하고 요건을 갖추면 비과세입니다.

Q8. 연금저축보험도 깨면 손해인가요?

세액공제를 받은 돈을 깨면 기타소득세 16.5%가 붙어 더 손해입니다. 올해 1분기 생보사 연금저축 해약환급금은 1조 8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71.9% 늘었습니다. 보험료 부담이 이유라면 해지보다 연금저축펀드로 계좌이체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참고자료


이 글에 쓴 법령과 감독기관 자료, 협회 공시, 언론 보도는 글을 올린 2026년 10월 19일에 확인했습니다. 자동대출납입·납입유예·감액완납·연장정기·부활의 가능 여부와 조건, 이율은 보험회사와 상품, 가입 시점마다 다릅니다. 실제 결정 전에는 가입한 회사의 약관과 고객센터 안내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본문의 염태훈 씨 사례와 계산 수치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특정 보험상품의 유지나 해지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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