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퇴직급여제도를 네 가지로 못박아 두었는데, 그중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만 덜 알려져 있습니다. 2026년 7월 1일 시행된 법률 제21475호로 가입 문턱이 상시 50인 미만까지 넓어졌고, 2027년 1월에는 100인 미만이 됩니다. 그런데 지원금을 정하는 고시는 여전히 30명 이하여서, 31~49명 사업장은 가입만 되고 지원금은 한 푼도 없습니다.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각각 부담금의 10%, 수수료 3년 면제, 그리고 회사가 움직이지 않아도 내 이름으로 계정을 여는 길까지 법 조문과 고시 원문으로 정리했습니다.
정부가 퇴직금에 돈을 얹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사업주에게 10%, 근로자에게 또 10%입니다. 한 사람 앞으로 3년간 최대 84만 3천 원이 더 쌓입니다.
이름은 '푸른씨앗'입니다. 법에 적힌 정식 이름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고요. 운영은 은행이나 증권사가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이 합니다.
그리고 2026년 7월 1일, 이 제도의 문이 넓어졌습니다. 여기까지는 여러 곳에서 기사로 다뤘습니다. 그런데 기사들이 놓친 게 하나 있습니다.
넓어진 문은 하나가 아니라 둘입니다. 그리고 두 문의 높이가 서로 다릅니다. 한쪽 문만 보고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오는 회사가 지금 생기고 있습니다.
오늘 그 두 문을 하나씩 열어보겠습니다.
"그건 사장님이 정하는 거잖아요"
이 말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회사가 어떤 퇴직급여제도를 쓸지 고르는 건 사업주 권한이 맞습니다.
그런데 2026년 7월 1일부터 달라진 게 있습니다. 회사와 별개로, 내 이름으로 된 계정을 따로 열 수 있게 됐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걸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일하는 국민 누구나 가입 가능"
2026년 4월 2일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의 제목입니다. 부제는 더 구체적입니다. "7.1.부터 노무제공자 포함 소득이 있는 누구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형태로 가입 가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즉 사업주가 움직이는 문이 하나, 내가 직접 여는 문이 하나입니다. 뒤에서 각각 자세히 보겠습니다.
법이 정한 퇴직급여제도는 네 가지입니다
먼저 배경부터 깔겠습니다. 내 회사가 어디에 속하는지 모르면 뒷이야기가 안 들어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6호는 '퇴직급여제도'를 네 가지로 못박아 두었습니다. 딱 네 개뿐입니다.| 제도 | 돈이 쌓이는 곳 | 운용 주체 | 회사가 망하면 |
|---|---|---|---|
| 퇴직금제도 | 회사 안 | 해당 없음 | 못 받을 수 있음 |
| 확정급여형(DB) | 회사 밖 금융기관 | 회사 | 적립분은 보전 |
| 확정기여형(DC) | 회사 밖 금융기관 | 근로자 | 적립분은 보전 |
|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 근로복지공단 기금 | 공단 위원회 | 적립분은 보전 |
앞의 세 가지는 이 사이트에도 글이 많습니다. 네 번째만 그동안 비어 있었습니다.
네 번째가 바로 푸른씨앗입니다. 2022년에 도입된, 정부 표현으로는 '공적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입니다.
DB와 DC는 은행이나 증권사가 굴립니다. 푸른씨앗은 여러 중소기업의 돈을 한 솥에 모아 공단이 굴립니다. '기금'이라는 말이 붙은 이유죠.
회사 금고와 나라 금고가 갈리는 순간
위 표에서 맨 윗줄만 결이 다릅니다. 왜 그럴까요?
퇴직금제도는 돈을 회사 안에 둡니다. 법이 강제하는 건 '퇴직할 때 준다'는 의무지, '미리 밖에 쌓아둬라'가 아닙니다.
그래서 회사가 무너지면 그 돈도 같이 무너집니다. 짐작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부 통계 페이지에 그대로 적혀 있는 문장입니다.
e-나라지표 '퇴직연금 도입 현황'의 지표설명 원문입니다."종전의 퇴직금제도의 경우 기업이 도산하면 근로자는 일자리는 물론, 퇴직금 수급권마저 보장받지 못할 염려가 있었으나,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경우 기업이 도산해도 근로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적립된 퇴직급여를 안전하게 수령가능"
회사가 망했을 때 나라가 대신 주는 제도가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대지급금이라고 합니다. 그 절차와 한도는 임금체불 대지급금 편에 따로 정리해뒀으니 여기서는 넘어가겠습니다.
한 가지만 기억해두시면 됩니다. 대지급금은 한도가 있고, 받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애초에 밖에 쌓여 있었다면 겪지 않아도 될 일입니다.
참고로 2024년 기준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44만 2천 개소입니다. 같은 자료에 나오는 숫자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사업장 수를 생각하면, 아직 회사 안에 퇴직금을 두고 있는 곳이 훨씬 많습니다.
이미 3만 8천 개 회사가 들어와 있습니다
새로 생긴 제도라고 하면 선뜻 손이 안 갑니다. 나만 실험 대상이 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요.
그런데 푸른씨앗은 이미 3년 넘게 굴러가고 있습니다. 규모도 작지 않습니다.
| 항목 | 규모 | 기준 시점 |
|---|---|---|
| 가입 사업장 | 약 3만 8천 개 | 2026년 4월 |
| 가입 근로자 | 약 17만 명 | 2026년 4월 |
| 적립금 | 약 1조 7천억 원 | 2026년 4월 |
공단이 따로 공개하는 기금 현황을 봐도 비슷합니다. 2026년 1분기 말 기준 운용규모가 1조 6천285억 원이고, 그동안 쌓인 평가손익은 1천614억 원입니다.
숫자가 늘어나는 속도도 눈에 띕니다. 2022년 한 해 자금수입이 325억 원이었는데, 2025년에는 7천692억 원이었습니다. 3년 만에 스무 배가 넘게 불었습니다.
제도가 안착했다는 뜻으로 읽으셔도 됩니다. 적어도 '아무도 안 쓰는 제도'는 아닙니다.
정부가 두 번 얹어줍니다
이제 돈 이야기입니다. 푸른씨앗의 핵심은 여기 있습니다.
지원금의 근거는 같은 법 제23조의14입니다. 국가가 부담금의 일부를 예산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정해뒀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은 법에 없습니다. 시행령 제16조의15 제2항이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로 넘겨뒀거든요. 그래서 실제 숫자를 알려면 고시를 봐야 합니다.
현행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지원 등에 관한 고시입니다. 고용노동부고시 제2025-130호, 2026년 1월 1일 시행분입니다.
| 항목 | 내용 | 근거 |
|---|---|---|
| 지원 비율 | 사용자가 낸 정기부담금의 10% | 고시 제3조제1항 |
| 받는 사람 |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각각 | 공단 안내 |
| 1인당 연 한도 | 28만 1천 원 | 고시 제3조제3항 |
| 인원 한도 | 사업장당 최대 30명 | 고시 제3조제3항 |
| 지원 기간 | 최초 가입일부터 3년 | 고시 제4조 |
| 소득 요건 | 월평균보수 281만 원 미만 | 고시 제2조제3항 |
'각각'이라는 말이 중요합니다. 사업주가 10%를 받고, 그것과 별개로 근로자 계정에도 10%가 더 들어갑니다.
공단 안내문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매년 최대 28만 1천 원씩, 3년간 총 84만 3천 원이 추가 적립된다고요.
사업주 쪽으로 계산하면 규모가 더 큽니다. 28만 1천 원에 30명을 곱하고 다시 3년을 곱하면 2천529만 원입니다.
281만 원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2026년 최저임금의 130%입니다. 매년 최저임금이 바뀌면 이 기준선도 따라 움직입니다.
여기서 숫자 하나가 예쁘게 맞아떨어집니다. 월급이 281만 원인 사람의 연간 임금총액은 3천372만 원입니다. 법정 부담금은 그 12분의 1이니 정확히 281만 원이고요. 그 10%가 28만 1천 원, 고시의 연 한도와 정확히 같습니다.
수수료도 있습니다. 2026년에 새로 가입하면 3년간 0원입니다. 공단은 일반 퇴직연금 수수료를 연 0.5%로 놓고 비교합니다. 적립금 2억 원이면 해마다 100만 원쯤 아끼는 셈이라고 안내합니다.
문이 두 개입니다
여기가 오늘의 핵심입니다. 천천히 읽어주세요.
2026년 3월 17일, 법률 제21475호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바뀌었습니다. 시행일은 2026년 7월 1일입니다.
바뀐 내용 중 하나가 가입 대상 확대입니다. 법 제2조 제14호의 '30명 이하'가 '100명 미만'으로 늘었습니다.
한 번에 100명이 되는 건 아닙니다. 부칙 제2조가 단계를 나눠뒀습니다.
| 기간 | 가입할 수 있는 사업장 |
|---|---|
| 2026년 7월 1일 ~ 12월 31일 | 상시 50명 미만 |
| 2027년 1월 1일부터 | 상시 100명 미만 |
여기까지가 기사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앞서 본 고시를 다시 보겠습니다.
고시 제2조제1항은 지원금 대상을 이렇게 적어뒀습니다. 가입신청서를 낸 날 기준으로 '상시근로자수가 30명 이하'인 사업이라고요.
법은 2026년 7월 1일에 바뀌었습니다. 고시는 2026년 1월 1일자가 그대로입니다. 즉 아직 안 바뀌었습니다.
| 무엇 | 문턱 | 근거 |
|---|---|---|
| 가입할 수 있느냐 | 상시 50명 미만 | 법 제2조 제14호 + 부칙 제2조 |
| 지원금을 받느냐 | 상시 30명 이하 | 고시 제2조제1항 |
'미만'과 '이하'가 다르다는 점도 짚어두겠습니다. 50명 미만은 49명까지고, 30명 이하는 30명을 포함합니다.
그래서 상시근로자가 31명에서 49명 사이인 회사는 이렇게 됩니다. 가입은 됩니다. 지원금은 한 푼도 안 나옵니다.
이 구간에 있는 회사가 "7월부터 지원금 준다더라"만 듣고 들어가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수수료 면제와 운용은 그대로 받지만, 기대했던 10%는 없습니다.
그럼 이 상태가 계속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고시 제7조제1항이 "2026년 12월 31일까지 적용한다"고 스스로 시한을 정해뒀거든요. 실제로 이 고시는 2023년, 2024년, 2025년, 2026년 모두 1월 1일자로 개정돼 왔습니다.
그러니 2027년 1월에 기준이 다시 손질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지금 이 글을 쓰는 2026년 7월 시점의 규정은 위 표가 전부입니다. 확정되지 않은 걸 미리 확정된 것처럼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30명을 넘기면 쫓겨나나요
이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가입한 뒤에 직원이 늘면 어떻게 될까요?
공단은 계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쫓아내지 않습니다.
대신 지원금은 최대 30명까지만 나옵니다. 30명을 넘으면 누구부터 챙길지 순서까지 정해져 있습니다.
| 순서 | 먼저 챙기는 기준 |
|---|---|
| 1순위 | 입사일이 빠른 가입자 |
| 2순위 | 생년월일이 빠른 가입자 |
| 3순위 | 정기부담금 납입액이 많은 가입자 |
몇 가지 더 알아두면 좋은 갈래가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가족, 즉 동거친족은 상시근로자수에는 들어가지만 지원 대상에서는 빠집니다. 개인사업장 대표 본인은 가입 대상이 아닙니다.
외국인 근로자는 비자에 따라 갈립니다. 고용허가제 비자인 E-9과 H-2는 출국만기보험이 적용돼서 중복 가입이 안 됩니다. 그 밖의 외국인 근로자는 가능합니다.
입사 6개월 된 직원도 가입은 됩니다. 단 계속근로기간이 1년을 넘어야 지원 요건을 채우므로, 1년이 지난 시점에 소급해서 받습니다.
"안전하다"는 말의 정확한 뜻
나라가 굴린다고 하면 원금이 보장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공단이 만든 제도 비교표에도 운용위험을 지는 쪽은 '근로자'라고 적혀 있습니다.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이 날 수 있다는 문장도 함께 있습니다. DC와 같은 구조입니다.
예금자보호는 적용됩니다. 단 뜻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예금자보호법 시행령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를 별도 보호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자산관리를 맡는 곳을 근로복지공단으로 특정해서 적어뒀을 만큼 구체적입니다. 일반 예금과 별개로 한도가 따로 잡힌다는 뜻입니다.두 가지를 헷갈리면 안 됩니다. 예금자보호는 '돈을 맡아둔 금융회사가 망했을 때' 작동합니다. 운용 손실은 그것과 전혀 다른 문제고요. 보호된다고 해서 마이너스가 안 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럼 실제로는 어떻게 굴리고 있을까요? 2026년 자산배분 계획을 공단이 공개해뒀습니다.
| 자산군 | 2026년 비중 |
|---|---|
| 국내채권 | 54.3% |
| 해외주식 | 16.9% |
| 해외채권 | 15.7% |
| 국내주식 | 6.1% |
| 단기자금 | 4.5% |
| 대체투자 | 2.5% |
절반 넘게 국내채권입니다. 공격적으로 굴리는 구조가 아닙니다.
성적표도 공개돼 있습니다. 2023년 6.97%, 2024년 6.52%, 2025년 8.67%입니다. 2025년까지 누적으로는 24.6%고요.
지난 성적이 앞으로를 보장하지는 않고요. 이건 어느 상품에나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내 이름으로 계정을 여는 길
이제 처음의 그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회사가 안 움직이면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못 할까요?
2026년 7월 1일부터는 아닙니다. 근거 조문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법 제23조의8은 '기금제도가입자부담금계정'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가입자 이름으로 된, 내가 직접 넣는 계정입니다.누가 열 수 있는지는 법 제24조 제2항을 그대로 가져다 씁니다. 그 제2항 제3호가 다시 시행령 제17조로 연결되고요. 조문 세 개를 이어야 답이 나오는 구조입니다.
이어보면 이렇게 됩니다.
| 이런 사람 | 근거 |
|---|---|
| 퇴직금제도만 있는 회사의 근로자 | 시행령 제17조 제3호 |
| 자영업자 | 시행령 제17조 제1호 |
| 계속근로 1년 미만이거나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 | 시행령 제17조 제2호 |
| 공무원·군인·사립학교 교직원·별정우체국 직원 | 시행령 제17조 제4호부터 제7호 |
| DB·DC·푸른씨앗에 이미 가입한 사람 | 법 제24조 제2항 제2호 |
|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받은 사람 | 법 제24조 제2항 제1호 |
세 번째 줄이 아니라 첫 줄을 봐주세요. '퇴직금제도만 있는 회사의 근로자'입니다.
회사가 퇴직연금을 안 들어주고 퇴직금제도만 쓰고 있다면, 바로 이 칸에 해당합니다. 30인 이하 사업장에서 가장 흔한 경우고요.
개정 전에는 이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예전 조문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의 가입자'로 대상을 좁혀뒀거든요. 회사가 이미 가입해 있어야 나도 넣을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 제한이 2026년 7월 1일에 풀렸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일하는 국민 누구나"라고 쓴 게 이 대목입니다.
덤도 하나 있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1항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계좌를 '퇴직연금계좌'로 분류합니다. 세법이 보기에는 연금계좌라는 뜻입니다.
연금계좌 납입 한도는 같은 조 제2항이 연 1천800만 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세액공제가 얼마나 돌아오는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소득과 다른 연금계좌 납입액에 따라 갈리거든요.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계산기에 직접 넣어보시는 편이 빠릅니다.
한 가지는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법은 7월 1일에 시행됐지만, 시행령 일부 조문은 아직 옛 조문 번호를 인용한 채로 남아 있습니다. 하위 규정 정비가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움직이기 전에 한 번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근로복지공단 고객지원센터(1661-0075)에 전화해 신청 창구가 열렸는지 물어보시면 됩니다. 제도가 생긴 것과 창구가 도는 것은 별개일 수 있으니까요.
회사가 들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사장님을 설득해야 하는 자리에 서실 수도 있습니다. 그때 쓰실 만한 내용을 정리해두겠습니다.
절차는 법 제23조의6 제1항에 나옵니다. 회사가 혼자 결정하고 끝내는 구조가 아닙니다.
먼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거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그다음 공단과 계약을 맺으면 설정이 끝납니다. 계약서도 회사마다 새로 쓰는 게 아니라 공단이 만들어둔 표준계약서를 씁니다.
고용노동부는 이걸 "표준계약서 기반의 간편 가입 절차"라고 표현합니다. 규약을 따로 만들어 신고하는 일반 퇴직연금보다 손이 덜 간다는 뜻입니다.
이미 DC를 쓰고 있는 회사라도 둘 중 하나를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공단은 두 제도를 함께 운영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직접 굴리고 싶은 직원은 DC에 남고, 맡기고 싶은 직원은 푸른씨앗으로 가는 식입니다. 단 푸른씨앗을 설정하려면 근로자가 최소 1명은 가입해야 합니다.
사업주 입장에서 계산기를 두드릴 거리도 분명합니다. 수수료 3년 면제에 부담금 10% 지원까지 더하면, 초기 3년간 나가는 돈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상시 30명 이하라면 최대 2천529만 원입니다.
나중에 받을 때는 어떻게 되나
쌓는 이야기만 했으니 꺼내는 이야기도 해야겠습니다. 퇴직하면 그 돈이 통장으로 바로 꽂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법 제23조의12 제2항이 방법을 정해뒀습니다.
회사가 넣어준 몫은 가입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 계정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지급합니다. 흔히 IRP라고 부르는 그 계좌입니다.
IRP를 안 정해둔 경우도 조문 단서가 챙겨뒀습니다. 가입자 이름으로 된 IRP 계정을 만들어 그리로 보냅니다. 어느 쪽이든 IRP를 한 번 거치는 구조입니다.
번거로워 보이지만 세금 쪽으로는 유리한 길입니다. 퇴직급여를 IRP로 옮기면 퇴직소득세를 그 자리에서 떼지 않고 미룰 수 있거든요. 계산 구조는 퇴직소득세 계산 편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내가 직접 넣은 가입자부담금계정은 규칙이 조금 다릅니다. 같은 조 제1항 제2호가 이 부분을 대통령령으로 넘겨뒀고, 시행령은 IRP의 급여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20년을 곱해보면 달라지는 것
비율만 늘어놓으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월급 281만 원인 사람을 세워두고 따라가 보겠습니다.
연간 임금총액은 3천372만 원입니다. 법정 부담금은 그 12분의 1이니 연 281만 원, 월로 치면 약 23만 4천 원입니다.
이 돈이 20년 쌓이면 얼마가 될까요? 수익률에 따라 이렇게 갈립니다.
| 조건 | 20년 뒤 | 30년 뒤 |
|---|---|---|
| 연 4.4%로 굴렸을 때 | 약 8천724만 원 | 약 1억 6천855만 원 |
| 연 2.62%로 굴렸을 때 | 약 7천265만 원 | 약 1억 2천575만 원 |
| 연 2.62%에서 수수료 0.5%를 뺐을 때 | 약 6천910만 원 | 약 1억 1천616만 원 |
첫 줄과 셋째 줄의 20년 차이가 1천814만 원입니다. 매년 넣는 돈은 똑같은데 말이죠.
이 표의 4.4%는 공단이 내건 중장기 목표수익률입니다. 2.62%는 공단이 비교용으로 쓴 원리금보장상품 평균값이고요. 둘 다 약속된 수익률이 아니라 가정입니다. 실제로는 해마다 달라집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오래 넣을수록 수익률 1%포인트와 수수료 0.1%포인트가 만드는 차이는 눈덩이처럼 커집니다.
위 표는 어디까지나 남의 월급입니다. 내 숫자로 바꾸면 결과도 통째로 바뀝니다. 월 부담금과 남은 근속연수를 예금·적금 이자 계산기에 넣어보세요. 곡선이 언제부터 가팔라지는지 눈으로 보고 싶다면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가 더 잘 맞습니다.
오늘의 문 두 개를 정리하며
문 두 개로 시작했으니 문 두 개로 닫겠습니다.
첫째 문은 회사가 여는 문입니다. 2026년 7월 1일부터 상시 50명 미만이면 푸른씨앗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2027년 1월부터는 100명 미만까지 넓어집니다. 단 지원금은 상시 30명 이하일 때만 나옵니다. 31명에서 49명 사이라면 지원금은 없다는 걸 알고 들어가야 계산이 맞습니다.
둘째 문은 내가 여는 문입니다. 회사가 퇴직금제도만 쓰고 있어도, 자영업자여도, 내 이름으로 된 계정을 따로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세법은 이 계정을 연금계좌로 봅니다.
푸른씨앗이 모든 사람에게 정답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운용 손실이 날 수 있고, 지원금은 예산이 부족하면 중단될 수 있다고 고시에 적혀 있기도 합니다. 이미 DC로 잘 굴리고 있는 분이라면 굳이 옮길 이유도 없고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선택지가 네 개인데 세 개만 알고 계셨다면, 이제 네 개를 다 아신 겁니다.
글머리에서 빈손으로 나오는 회사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쪽 문만 보고 들어간 회사였죠. 이제 두 문의 높이가 다르다는 걸 아십니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몇 해 뒤 퇴직금 명세에 숫자로 남습니다.
남는 질문 여덟 개
푸른씨앗은 누가 운영하나요?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합니다. 법 제23조의2 제1항에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실제 자산 운용은 전문 운용기관이 맡고, 노사정 대표와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주요 사항을 심의합니다.
회사가 이미 DC를 하고 있는데 푸른씨앗도 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공단은 두 제도를 함께 운영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전문가 관리를 원하는 직원은 푸른씨앗을, 직접 굴리고 싶은 직원은 DC를 고르는 식입니다. 단 푸른씨앗을 설정하려면 근로자 1명 이상이 가입해야 합니다.
지원금은 어떻게 받나요?
신청해야 받습니다. 고시 제5조에 따라 사업주와 가입자가 공단에 신청서를 내면, 공단이 분기마다 대상 여부를 확인해 지급합니다. 사업주 몫은 사업주 계좌로, 가입자 몫은 가입자부담금계정으로 들어갑니다.
지원금이 중간에 끊길 수도 있나요?
있습니다. 고시 제7조 제2항은 예산 범위에서 지원하며 예산이 부족하면 중단할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같은 조 제1항은 지원 기준을 2026년 12월 31일까지 적용한다고 정해뒀습니다. 매년 바뀔 수 있는 조건이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월급이 281만 원을 넘으면 아예 못 받나요?
지원금을 못 받습니다. 가입 자체는 됩니다. 기준은 전년도 고용보험 월평균보수이고, 2026년에는 2025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281만 원은 2026년 최저임금의 130%라서 해마다 달라집니다.
원금이 보장되나요?
보장되지 않습니다. 운용 위험은 근로자가 집니다. 공단 자료에도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이 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예금자보호법상 별도 보호 대상인 것과 원금 보장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회사가 안 해주면 저는 얼마까지 넣을 수 있나요?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2항은 연금계좌 납입 한도를 연 1천800만 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연금저축이나 IRP를 이미 갖고 계시면 합산해서 따집니다. 세액공제 한도는 납입 한도와 또 다르니 따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상시근로자수는 어떻게 세나요?
함께 일하는 동거친족도 상시근로자수에는 포함됩니다. 지원 대상에서는 빠지고요. 사업자번호가 다른 개인사업장을 여러 개 운영한다면 사업장별로 따로 판단하고, 법인은 지사별 인원을 모두 더해서 봅니다.
참고자료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정의)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3조의2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의 운영)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3조의6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의 설정)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3조의8 (가입자부담금 계정의 설정 등)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3조의14 (국가의 지원)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4조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설정 및 운영 등)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7조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설정 대상)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6조의15 (지원금의 지원대상 등)
-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지원 등에 관한 고시 — 고용노동부고시 제2025-130호
-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연금계좌 등)
- 예금자보호법 시행령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일하는 국민 누구나 가입 가능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 100인 미만 사업장으로 가입 대상 확대
- e-나라지표 — 퇴직연금 도입 현황
- 푸른씨앗 공식 홈페이지
- 푸른씨앗 — 퇴직연금제도 개요·제도 비교
- 푸른씨앗 — 기금 적립현황·자산배분
- 푸른씨앗 — 운용현황
- 푸른씨앗 — 자주 묻는 질문
- 근로복지공단
위 내용은 2026년 7월 20일 현재 시행 중인 법령과 정부·공공기관 공개 자료를 근거로 정리했습니다. 지원금 기준은 고시로 정해지므로 해마다 손질됩니다. 가입과 신청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근로복지공단 고객지원센터(1661-0075)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