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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이 석 달 밀렸는데 회사는 멀쩡합니다 — 그래도 나라가 먼저 줍니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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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환(가명·31세) 씨는 월급이 석 달 밀렸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멀쩡히 돌아갑니다. 사장은 출근하고, 거래처와 통화하고, 신입도 뽑았습니다. 주변에서는 하나같이 말했습니다. "회사가 망해야 나라가 대신 주는 거야." 틀렸습니다. 2025년에 나라가 대신 준 돈은 6,845억 원인데, 그중 89.9%가 도산과 아무 상관 없는 '간이대지급금'이었습니다. 열에 아홉은 회사가 안 망했는데 받은 겁니다. 그런데 왜 다들 반대로 알고 있을까요. 그 말이 2016년에는 맞는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10년 사이에 제도가 뒤집혔는데 사람들 머릿속만 그대로 멈춰 있습니다. 이름조차 2021년에 '체당금'에서 '대지급금'으로 바뀌었습니다. (류지환 씨는 설명을 위한 가상 인물입니다.)

"회사가 멀쩡한데요?"

류지환(가명·31세) 씨의 월급은 석 달째 안 들어옵니다.

4월 25일, 5월 25일, 6월 25일. 세 번 다 통장이 조용했습니다.

밀린 돈은 690만 원입니다.

이상한 건 회사가 멀쩡하다는 겁니다.

사장은 매일 출근합니다. 거래처와 통화도 합니다. 지난달엔 신입도 한 명 뽑았습니다.

간판도 그대로고, 불도 켜져 있습니다.

류 씨가 주변에 물었더니 답이 하나같았습니다.

"그건 회사가 망해야 나라가 대신 주는 거야."

"멀쩡히 굴러가는 회사면 방법 없어. 사장이 줄 때까지 기다려야지."

류 씨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넉 달을 더 기다렸습니다.

틀린 말이었습니다.

2025년에 나라가 밀린 월급을 대신 준 돈은 6,845억 원입니다. 그중 89.9%가 회사 도산과 아무 상관 없는 돈이었습니다.

열에 아홉은 회사가 안 망했는데 받았다는 뜻입니다.

(류지환 씨는 설명을 위한 가상 인물입니다.)

그런데 왜 다들 반대로 알고 있을까요

여기서 짚고 갈 게 있습니다.

류 씨 주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닙니다. 10년 전에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나라가 대신 주는 돈은 두 갈래입니다. 회사가 망했을 때 주는 것과, 안 망해도 주는 것.

앞의 것을 '도산대지급금', 뒤의 것을 '간이대지급금'이라고 부릅니다.

이 둘의 비중이 10년 사이에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연도도산(회사가 망함)간이(안 망해도 됨)간이 비중
2016년2,407억 원1,280억 원34.7%
2017년2,327억 원1,397억 원37.5%
2018년1,875억 원1,865억 원49.9%
2019년1,688억 원2,911억 원63.3%
2020년1,100억 원4,697억 원81.0%
2021년794억 원4,672억 원85.5%
2022년366억 원5,003억 원93.2%
2023년397억 원6,473억 원94.2%
2024년548억 원6,694억 원92.4%
2025년693억 원6,152억 원89.9%

(출처: e-나라지표 — 임금 채권 및 대지급금 지급 현황, 근로복지공단 보고 기준. 2016~2019년 자료의 당시 명칭은 '일반체당금'과 '소액체당금'이었습니다.)

표를 위에서 아래로 읽어 보세요.

2016년엔 도산이 65%였습니다. 그때는 정말로 "회사가 망해야 받는 돈"이 맞았습니다.

2018년에 반반이 됐습니다. 2019년에 뒤집혔습니다. 지금은 간이가 90%입니다.

제도는 뒤집혔는데, 사람들 머릿속은 2016년에 멈춰 있습니다.

변곡점은 2019년입니다. 정부 설명은 이렇습니다.

"'19년도에는 간이대지급금 상한액 인상('19.7.1. 400 → 1,000만원)으로 간이대지급금이 급격히 증가"

400만 원짜리 제도를 1,000만 원으로 키웠더니, 사람들이 그리로 몰린 겁니다.

같은 자료는 추세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간이대지급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도산대지급금은 감소하는 추세".

밀린 월급을 되찾는 건 시작일 뿐입니다. 되찾은 돈을 그냥 쓰면 0원이 됩니다.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로 그 돈이 시간과 만나면 얼마가 되는지 먼저 확인해 보세요.

"진정 넣으세요"까지는 다들 압니다 —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밀린 월급을 받는 첫 단계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증거를 모으고, 회사에 요청하고, 안 되면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습니다.

이 절차는 이미 자세히 정리해 뒀습니다.

진정은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서 온라인으로 넣을 수 있습니다. 전화 상담은 국번 없이 1350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진정을 넣으면 근로감독관이 조사합니다. 사장에게 "주세요"라고 지시합니다.

그런데 사장이 그래도 안 주면요?

근로감독관은 돈을 뺏어다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조사하고, 위법이면 검찰에 넘기는 사람입니다.

류 씨가 넉 달을 더 기다린 게 여기서 막혔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바로 이 지점, "진정 다음"만 다룹니다.

사장이 "취하해 주면 주겠다"고 하는 진짜 이유

진정을 넣으면 열에 아홉은 이 전화가 옵니다.

"진정 취하해 줘. 그러면 이번 주에 넣어 줄게."

왜 사장이 이렇게 나올까요. 착해서가 아닙니다. 법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임금체불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위반입니다. 처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가벼운 죄가 아닙니다. 그런데 같은 조문 2항에 이런 게 붙어 있습니다.

"제36조, 제43조 (…) 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어려운 말입니다.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검사가 재판에 넘길 수 없다."

이런 걸 '반의사불벌죄'라고 합니다. 피해자 뜻에 반해서는 처벌하지 못하는 죄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장에게 근로자의 '처벌불원' 의사는 면죄부입니다. 돈 몇 백만 원으로 전과를 지울 수 있으니까요.

류 씨가 취하해 주면 사장은 벌을 안 받습니다. 그리고 돈은? 안 줘도 그만입니다. 취하는 이미 했으니까요.

핵심은 이겁니다. 돈을 받는 것과 처벌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취하해도 밀린 월급을 청구할 권리는 그대로 남습니다. 반대로 취하를 안 해도 돈이 저절로 들어오진 않습니다.

그러니 "취하하면 준다"는 말에 순서를 바꾸지 마세요. 돈부터 받고, 취하는 그다음입니다.

다만 2025년 10월 23일부터 예외가 하나 생겼습니다. 뒤에서 다시 보겠습니다.

이름이 통째로 바뀌었습니다 — 검색해도 옛날 글만 나오는 이유

인터넷에 '체당금'을 검색하면 글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체당금'은 지금 없는 말입니다.

2021년 10월 14일에 이름이 통째로 바뀌었습니다.

옛 이름 (~2021년 10월 13일)지금 이름 (2021년 10월 14일~)
체당금대지급금
일반체당금도산대지급금
소액체당금간이대지급금

고용노동부 설명이 명확합니다.

"21년 10월 14일 임금채권보장법 (…) '대지급금'으로 변경하면서, 특히 '일반체당금'은 '도산대지급금'으로, '소액체당금'은 '간이대지급금'으로 용어를 변경하였습니다"

'대지급'은 '대신 지급한다'는 뜻입니다. 나라가 사장 대신 준다는 말입니다.

이름이 왜 중요하냐면, 검색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체당금'으로 검색하면 2021년 이전 글이 걸립니다. 그 글들은 "회사가 망해야 받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때는 맞는 말이었으니까요.

류 씨가 잘못 알았던 게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검색 결과가 낡았던 겁니다.

나라가 대신 주는 길은 셋입니다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제7조의2를 펼치면, 길이 셋으로 갈립니다.
구분도산대지급금간이 (퇴직자)간이 (재직자)
회사가 망해야 하나아니요아니요
내가 그만둬야 하나아니요
무엇이 있어야 하나회생·파산 결정 또는 도산등사실인정확정판결 또는 체불 확인서확정판결 또는 체불 확인서
받는 항목임금·퇴직급여·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급여임금·퇴직급여·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급여임금·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급여 (퇴직급여 없음)
최대 금액2,100만 원1,000만 원700만 원
소득 제한없음없음있음 (최저임금 110% 미만)
근거법 제7조 제1항 1~3호법 제7조 제1항 4·5호법 제7조의2

류 씨가 몰랐던 건 오른쪽 두 칸입니다.

회사가 망하지 않아도 됩니다. 필요한 건 '확정판결' 아니면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 둘 중 하나입니다.

확인서는 진정을 넣으면 근로감독관이 발급해 줍니다. 임금채권보장법 제12조에 근거가 있습니다.

진정 → 확인서 → 근로복지공단 청구가 가장 짧은 길입니다. 소송까지 안 가도 됩니다.

회사가 안 망해도, 내가 안 그만둬도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조문입니다.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의2, 제목이 '재직 근로자에 대한 대지급금의 지급'입니다.

2021년 10월 14일에 생겼습니다. 다니면서도 받을 수 있게 된 겁니다.

류 씨처럼 회사가 멀쩡하고, 자기도 아직 다니고 있는 사람을 위한 조문입니다.

조건은 넷입니다.

  1. 소송이나 진정을 낼 때 아직 그 회사에 다니고 있을 것 (계약기간 1개월 미만 일용직은 제외)
  2. 통상시급이 최저임금의 110% 미만일 것
  3. 그 회사가 6개월 이상 돌아간 사업장일 것
  4. 기한 안에 소송이나 진정을 냈을 것

2번이 관문입니다. 조문은 금액을 못 박지 않고 고용노동부 고시로 넘겼는데, 고시 내용이 이렇습니다.

"통상임금의 평균 금액이 최저임금(시급)의 110% 미만인 경우"
고정된 금액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에 붙어서 매년 움직입니다.

블로그에 흔히 보이는 "월 몇백만 원 미만"이라는 설명은 근거가 없습니다.

2026년 최저임금은 시급 10,320원입니다. 110%면 시급 11,352원 미만이어야 합니다.

류 씨 월급은 230만 원이고 전액 기본급입니다. 월 209시간으로 나누면 시급 약 11,005원입니다. 11,352원보다 낮으니 통과입니다.

(월 209시간은 주 40시간 일하는 사람의 표준 환산값입니다. 법에 '209'라고 적혀 있는 건 아니고, 고시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라고만 합니다. 근무 형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받는 범위는 소송이나 진정을 낸 날 기준으로, 맨 마지막 체불일부터 거슬러 3개월치 임금입니다.

류 씨는 690만 원이 밀렸습니다. 재직자 상한이 700만 원이니, 690만 원 전액이 들어옵니다.

주의할 게 하나 있습니다. 조문 4항입니다.

"재직 근로자에 대한 대지급금은 해당 근로자가 하나의 사업에 근로하는 동안 1회만 지급한다."
같은 회사에서는 한 번뿐입니다. 올해 받고 내년에 또 밀렸다고 다시 받을 수는 없습니다.

'평생 한 번'이라고 적힌 글이 있는데, 조문이 말하는 단위는 '평생'이 아니라 '하나의 사업'입니다. 다만 회사를 옮기면 어떻게 되는지는 조문이 명시하지 않았으니, 그건 근로복지공단에 직접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얼마나 받을 수 있나

금액은 법이 아니라 고시에 있습니다. 체불 임금등 대지급금 상한액 고시입니다.

먼저 회사가 망한 경우입니다. 퇴직할 때 나이에 따라 다릅니다.

항목30세 미만30~40세40~50세50~60세60세 이상
임금 (1개월분)220만 원310만 원350만 원330만 원230만 원
퇴직급여 (1년분)220만 원310만 원350만 원330만 원230만 원
휴업수당 (1개월분)154만 원217만 원245만 원231만 원161만 원
출산전후휴가급여 (1개월분)310만 원310만 원310만 원310만 원310만 원

여기서 "최대 2,100만 원"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디서 나온 숫자일까요.

40대는 임금 상한이 월 350만 원입니다. 임금은 최종 3개월분을 줍니다. 350 × 3 = 1,050만 원.

퇴직급여 상한은 연 350만 원입니다. 퇴직급여는 최종 3년분을 줍니다. 350 × 3 = 1,050만 원.

둘을 더하면 2,100만 원입니다.

즉 2,100만 원은 아무나 받는 돈이 아닙니다. 40대이면서, 3개월 임금과 3년 퇴직금을 다 못 받았을 때의 최댓값입니다.

다음은 회사가 안 망한 경우입니다.

항목상한액
임금·휴업수당·출산전후휴가급여700만 원
퇴직급여700만 원
총 상한1,000만 원

700 더하기 700은 1,400이지만, 총 상한이 1,000만 원이라 거기서 잘립니다.

그리고 퇴직급여 700만 원은 퇴직한 사람만 해당합니다. 고시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퇴직급여등은 (…) 퇴직 근로자에 대한 대지급금에 한하여 적용됨".

그래서 재직자는 임금 700만 원이 끝입니다. 아직 안 그만뒀으니 퇴직금이 있을 리 없죠.

기한이 일곱 개인데 전부 다릅니다

여기가 진짜 함정입니다.

제도를 알아도, 기한을 놓치면 한 푼도 못 받습니다.

그런데 기한이 하나가 아닙니다. 일곱 개고, 기산점이 전부 다릅니다.

무엇의 기한인가얼마언제부터 세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1년퇴직한 날의 다음 날
도산대지급금 대상이 되는 퇴직 시점신청일의 1년 전 ~ 3년 이내 퇴직파산·도산인정 신청일
간이(퇴직자) — 소송 내기2년퇴직한 날의 다음 날
간이(퇴직자) — 진정 넣기1년퇴직한 날의 다음 날
간이(재직자) — 소송 내기2년맨 마지막 체불일의 다음 날
간이(재직자) — 진정 넣기1년맨 마지막 체불일의 다음 날
공단에 돈 청구하기도산 2년 / 판결 1년 / 확인서 6개월각각 도산인정일·판결일·확인서 최초 발급일

(근거: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5조·제7조·제9조)

특히 조심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확인서를 받고 6개월입니다. 가장 짧습니다. 확인서를 받아 두고 "언젠가 하지" 하다가 날리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게다가 조문은 "최초로 발급된 날"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확인서를 다시 떼도 기한이 새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둘째, 진정과 청구는 다른 기한입니다. 진정을 1년 안에 넣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확인서를 받은 뒤 6개월 안에 공단에 또 청구해야 합니다.

두 번 움직여야 합니다. 진정 한 번으로 자동으로 돈이 들어오는 게 아닙니다.

참고로 밀린 월급 자체를 청구할 권리는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3년이면 사라집니다. 대지급금 기한과는 또 별개입니다.

2025년 10월 23일부터 — 다니면서도 이자를 받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최근에 바뀐 이야기입니다.

근로기준법이 2024년 10월 22일에 개정돼 2025년 10월 23일부터 시행됐습니다. 법률 제20520호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제37조입니다.

원래 밀린 월급의 지연이자는 퇴직한 사람만 받았습니다. 제36조가 "퇴직하면 14일 안에 다 줘라"라고 정하는데, 그 14일을 넘긴 경우만 이자가 붙었습니다.

그래서 다니는 중에 월급이 밀리면 이자가 없었습니다.

개정된 제37조는 이자 대상을 둘로 나눴습니다.

  1. 제36조에 따라 줄 임금 (퇴직자): 지급 사유 발생일부터 14일이 되는 날
  2. 제43조에 따라 줄 임금 (재직자): 정해진 급여일

2번이 새로 들어온 겁니다. 다니는 중에 급여일을 넘기면, 그날부터 이자가 붙습니다.

이율은 연 20%입니다. 법에는 "연 100분의 40 이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만 적혀 있고, 실제 숫자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 있습니다.

류 씨 경우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월급 230만 원, 급여일은 매달 25일. 7월 25일에 밀린 걸 다 받는다고 하면 이렇습니다.

밀린 월급지연 일수지연이자
4월분 230만 원91일 (4/26~7/25)114,684원
5월분 230만 원61일 (5/26~7/25)76,876원
6월분 230만 원30일 (6/26~7/25)37,808원
합계 690만 원229,368원

계산식은 간단합니다. 밀린 금액 × 20% × 밀린 날수 ÷ 365입니다.

날짜를 셀 때 주의할 게 있습니다. 조문은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라고 합니다. 4월 25일이 급여일이면 4월 26일부터 셉니다. 그래서 4월분은 90일이 아니라 91일입니다.

석 달에 23만 원 남짓입니다. 큰돈은 아닙니다. 하지만 은행 예금 이자의 7배쯤 됩니다. 그리고 이건 부탁하는 게 아니라 법으로 정해진 권리입니다.

되찾은 690만 원과 이자 23만 원, 합쳐서 713만 원입니다. 이 돈을 쓰지 않고 굴리면 어떻게 될까요.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에 직접 넣어 보세요.

못 받은 돈의 3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같은 날 새로 생긴 조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의8입니다.

제목이 '체불 임금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입니다.

근로자가 법원에 밀린 돈의 3배까지 물어내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아무 때나 되는 건 아닙니다. 셋 중 하나여야 합니다.

  1. 사장이 명백한 고의로 안 준 경우
  2. 1년 동안 안 준 개월 수가 총 3개월 이상인 경우
  3. 안 준 총액이 3개월 치 통상임금 이상인 경우

류 씨는 2번과 3번에 다 해당합니다. 석 달을 통째로 못 받았으니까요.

법원이 금액을 정할 때 보는 것도 정해져 있습니다. 체불 기간과 횟수, 사장이 주려고 노력했는지, 이미 준 지연이자, 그리고 사장의 재산 상태입니다.

여기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조문을 자세히 보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임금등(「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제5호의 급여는 제외한다)".

퇴직금은 3배 배상 대상이 아닙니다.

밀린 게 월급이면 3배까지 되지만, 밀린 게 퇴직금이면 이 조문을 못 씁니다. 이걸 구분해서 설명하는 글이 거의 없습니다.

명단 공개와 상습체불은 다른 제도입니다

이 대목에서 헷갈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둘 다 '3천만 원'이 나오는데, 완전히 다른 제도입니다.

구분명단 공개상습체불 사업주
근거근로기준법 제43조의2근로기준법 제43조의4
조건3년 안에 체불로 2회 이상 유죄 확정 + 1년 안에 체불 총액 3천만 원 이상직전 연도 1년간 3개월분 임금 이상 체불, 또는 5회 이상 체불하고 총액 3천만 원 이상
퇴직금 포함?포함3개월분 기준은 제외 / 5회 기준은 포함
효과이름·나이·상호·주소를 3년간 공개보조금 배제, 공공입찰 감점, 신용제재

명단 공개는 유죄 확정이 두 번 있어야 합니다. 재판까지 갔다는 뜻입니다.

상습체불은 유죄 확정이 없어도 됩니다. 체불 자료만으로 지정합니다.

공개 기간이 3년이라는 건 조문이 아니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23조의3에 있습니다. "3년간 게시"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아까 그 반의사불벌이 다시 나옵니다.

제109조 2항에 2024년 10월 22일에 단서가 붙었습니다.

"다만, 제43조의2에 따라 명단 공개된 체불사업주가 명단 공개 기간 중에 (…) 위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명단에 오른 사장이 그 3년 안에 또 체불하면,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처벌됩니다.

"취하해 주면 준다"는 카드가 안 먹히는 사장이 생긴 겁니다.

명단에 오른 사장은 출국금지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이 개정을 발표하며 쓴 제목이 「체불은 절도」였습니다.

2026년 5월 12일에 바뀐 것 — 솔직히 말하면 내 돈은 아닙니다

임금채권보장법도 최근에 바뀌었습니다. 2026년 5월 12일 시행, 법률 제21137호입니다.

두 달 전 일입니다. 그래서 이걸 다룬 글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근로자가 받는 돈은 하나도 안 늘었습니다.

상한액도, 조건도, 기한도 그대로입니다. 바뀐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나라가 돈을 받아내는 힘이 세졌습니다. 제8조의2가 새로 생겼습니다.

나라가 사장 대신 돈을 주면, 그 돈을 사장에게 받아내야 합니다. 이 돈을 '변제금'이라고 합니다.

이제 이걸 세금 밀렸을 때처럼(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강제로 걷을 수 있게 됐습니다. 부칙을 보면 시행 전에 이미 지급한 대지급금에도 소급 적용됩니다.

둘째, 건설 하도급에서 원청도 대상이 됐습니다. 제7조의 '사업주'에 직상 수급인과 그 위 수급인이 포함됐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번 개정은 근로자를 위한 게 아니라 기금을 위한 것입니다.

'개정'이라는 말만 보고 "나한테 좋아진 게 있나 보다" 하면 헛다리를 짚습니다. 개정이 곧 혜택은 아닙니다.

참고로 나라가 실제로 얼마나 받아내는지 궁금하실 텐데, 확인된 건 2024년 회수액 1,582억 원(역대 최대, 2023년은 1,481억 원)입니다. 인터넷에 도는 "회수율 30%"라는 숫자는 언론 기사에만 있고 정부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아 여기 적지 않습니다.

공짜로 쓸 수 있는 힘이 두 개 있습니다

혼자 하기 버겁다고 느끼실 겁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돈 안 들이고 쓸 수 있는 게 두 개 있습니다.

첫째, 공인노무사입니다.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5항과 6항에 근거가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하 사업장에서 일하던 사람은 공인노무사에게 청구서 작성과 사실 확인을 도움받을 수 있고, 그 비용을 나라가 대 줍니다.

둘째, 대한법률구조공단입니다. 소송까지 가야 할 때 변호사를 공짜로 붙여 줍니다.

조건은 체불 당시 최종 3개월 월평균임금이 400만 원 미만입니다. 국내 거주 외국인도 됩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진정을 담당한 근로감독관에게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받아서 대한법률구조공단 지사를 찾아가면 됩니다. 상담 전화는 국번 없이 132입니다.

대지급금 청구 자체는 근로복지공단에 합니다.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에서 온라인으로도 되고, 제도 안내는 간이대지급금 안내 페이지에 있습니다.

제도는 있는데 아무도 안 씁니다

마지막으로 씁쓸한 자료를 하나 보여 드리겠습니다.

재직자 대지급금은 2021년 10월 14일에 생겼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2022년 통계를 설명하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22년의 경우, 임금체불액 감소 및 재직자 대지급금 신청 저조로 전년대비 1.8% 감소함"
정부가 스스로 "신청이 저조하다"고 적어 놨습니다.

제도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몰라서 안 쓰는 겁니다.

류 씨가 넉 달을 더 기다린 이유도 똑같습니다. 검색하면 '체당금'이라는 옛 이름과 "회사가 망해야 받는다"는 옛 설명만 나왔으니까요.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2025년 임금체불 피해자는 262,304명입니다. 체불액은 2조 679억 원이고, 이 중 90.2%가 청산됐습니다. 같은 해 대지급금을 받은 사람은 115,374명입니다.

(두 숫자는 집계 대상과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하면 안 됩니다. 각각의 사실로만 봐 주세요. 출처: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임금체불 통계, 공공데이터포털 연도별 임금체불현황, 공공데이터포털 연도별 대지급금 지급현황. 2025년 수치는 예전 집계 기준이며, 2026년 1월부터 중복 집계를 빼는 방식으로 바뀌어 2026년 수치와 나란히 비교할 수 없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

류 씨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류 씨가 넉 달을 더 기다리는 동안 잃은 건 시간만이 아닙니다. 기한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지금 월급이 밀려 있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증거를 모읍니다.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통장 내역, 출퇴근 기록.
  2. 진정을 넣습니다. 노동포털 또는 1350. 재직 중이어도 됩니다.
  3. 확인서를 받습니다. 근로감독관에게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요청합니다.
  4. 6개월 안에 청구합니다. 근로복지공단에. 이게 가장 짧은 기한입니다.
  5. 지연이자를 같이 청구합니다. 재직자도 2025년 10월 23일부터 됩니다.

"취하해 주면 주겠다"는 전화가 오면, 순서를 기억하세요. 돈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되찾은 돈은 그냥 쓰지 마세요. 어렵게 되찾은 돈일수록 그렇습니다.

밀린 월급 690만 원에 지연이자 22만 원. 이 돈이 시간과 만나면 얼마가 되는지 복리·J커브 시뮬레이터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회사가 멀쩡히 영업 중인데도 정말 받을 수 있나요?

네. 2025년 대지급금 6,845억 원 중 89.9%가 도산과 무관한 간이대지급금이었습니다. 확정판결이나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 중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Q2. 아직 그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도 되나요?

됩니다.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의2입니다. 다만 통상시급이 최저임금의 110% 미만이어야 하고, 최대 700만 원이며, 같은 회사에서 한 번만 받을 수 있습니다.

Q3. 대지급금을 받으면 사장은 처벌을 안 받나요?

별개입니다. 대지급금은 나라가 먼저 주고 나중에 사장에게 받아내는 제도입니다. 처벌은 근로기준법 제109조로 따로 갑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라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Q4. 사장이 취하해 주면 준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나요?

돈을 먼저 받고 취하하세요. 취하해도 밀린 월급을 청구할 권리는 남지만, 취하하는 순간 사장을 압박할 수단이 사라집니다.

Q5. 퇴직금도 3배 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아니요. 근로기준법 제43조의8은 퇴직급여를 명시적으로 제외합니다. 3배 배상은 월급 등에만 적용됩니다.

Q6. 기한 중에 가장 조심할 게 뭔가요?

확인서를 받고 6개월입니다. 가장 짧습니다. 게다가 "최초로 발급된 날"부터 세기 때문에, 확인서를 다시 떼도 기한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Q7. '체당금'과 '대지급금'은 다른 건가요?

같은 것입니다. 2021년 10월 14일에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일반체당금은 도산대지급금으로, 소액체당금은 간이대지급금으로 바뀌었습니다. 검색하면 옛 이름 글이 많이 나오니 날짜를 확인하세요.

Q8. 2026년 5월에 법이 바뀌었다는데, 저한테 좋아진 게 있나요?

없습니다. 2026년 5월 12일 시행 개정은 나라가 사장에게서 돈을 받아내는 절차를 강화한 것입니다. 상한액·조건·기한은 그대로입니다.

Q9. 밀린 월급은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요?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3년입니다. 다만 대지급금 기한은 이보다 훨씬 짧으니 따로 챙기셔야 합니다.

Q10. 돈이 없어서 변호사를 못 씁니다.

체불 당시 최종 3개월 월평균임금이 400만 원 미만이면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로 소송을 대리해 줍니다. 상담은 국번 없이 132입니다.

이 글의 법령·수치는 2026년 7월 기준입니다. 대지급금 지급 여부와 금액은 근무 형태, 사업장 규모, 체불 시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고용노동부 상담(국번 없이 1350)이나 근로복지공단, 공인노무사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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